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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수<대구도시철도공사 차장> |
이번에는 중국 푸젠(福建)성에 있는 무이산 이야기다. 남송시대 주자(朱子)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로 인해 조선의 선비들이 오매불망 꿈에도 가고 싶어 했던 곳이다. 안동의 도산구곡, 성주의 무흘구곡 등 조선 구곡문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명승지는 경치가 멋진 곳, 역사적 장소 등의 여러 유형이 있다. 그중에 우리가 가장 큰 감동을 느끼는 장소는 지리적 경관과 인문적 경관이 중첩된 곳이다. 무이산이 바로 그러한 곳이다. 무이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함께 갖추어진 곳으로 태산, 황산, 아미산과 함께 유네스코가 정한 중국 4대 세계복합유산의 하나이다.
뗏목을 타고 구곡을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선경(仙境)을 방불케 한다. 그 뗏목 위에서 주자의 무이구곡시를 낭송하는 것은 최고의 풍류이다. 주자는 1183년 무이구곡의 제5곡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강학에 힘썼다. 5곡을 노래한 무이구곡시다. ‘오곡산고운기심(五曲山高雲氣深: 오곡이라 산은 높고 구름 기운은 깊은데)/ 장시연우암평림(長時煙雨暗平林: 늘 안개비에 평원의 숲 어두워라)/ 임간유객무인식(林間有客無人識: 숲속의 나그네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고)/ 애내성중만고심(乃聲中萬古心: 어이! 외치는 사공의 노래소리 만고의 마음을 전하도다)’
무이정사는 지금도 옛 건물의 흙벽을 유리전시장 안에 보존하여 역사를 증명해 주고 있다.
무이산은 주자뿐만 아니라 송사(宋詞: 송나라시대의 민요)로 유명한 사인(詞人) 유영(柳永)과 신기질(辛棄疾) 등의 독서 장소로 유명하다. 또한 자치통감 294권을 50권으로 요약한 ‘통감절요’를 편찬한 강지(江贄)가 독서했던 곳도 무이산 천유봉 올라가는 길목에 있어 독서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중국 명산에는 명차(名茶)가 빠질 수 없다. 무이산에는 무이암차(武夷岩茶) 대홍포(大紅袍)가 유명하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황후가 알 수 없는 병으로 앓고 있을 때 무이산에서 나는 차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황제가 차나무에게 대홍포(붉은 두루마기)를 하사하여 차 이름이 대홍포가 되었단다. 지금도 무이산에는 대홍포 모수(母樹) 5그루가 구룡포 계곡 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다. 무이암차 모수가 있는 바위 아래는 다관(茶館)이 있어 대홍포를 시음할 수 있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안개비가 천지를 휘감고 있었다. 차나무와 온갖 화초가 뿜어내는 향기 속에 처마에 맺힌 빗방울을 바라보면서 마셨던 대홍포의 맛과 향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처럼 자연유산과 인문유산(인류가 세월속에 새겨 넣은 것이 인문이다)이 결합된 명승지는 감동을 준다. 우리도 이러한 명승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최덕수<대구도시철도공사 차장>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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