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BTS가 쏘아올린 현대미술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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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0   |  발행일 2020-01-20 제23면   |  수정 2020-01-20
윤종주
윤종주 화가

BTS(방탄소년단),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날개를 단 한류는 이제 전 세계 한류 팬이 1억명에 달한다고 한다. K-pop을 시작으로 K드라마, 유튜브, 영화와 미술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그야말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초국가적 K컬처의 힘을 보여준다.

며칠 전 인터넷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미술 작가들과 협업, 글로벌 현대 미술전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세계 정상급 갤러리인 영국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를 시작으로 지난 14일부터 베를린, 뉴욕,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전 세계 5개국에서 22명의 현대미술작가들이 석 달간 BTS의 철학 '다양성에 대한 긍정'을 풀어낸다고 한다. 세계적 조각가 안토니 곰리, 최근 한국에서 개인전을 가진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방탄소년단의 '커넥트, BTS'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서로 다른 것들의 '연결', 나아가 이들 간의 '연대'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이 만나고, 서로 다른 국적·세대의 미술 작가들과 한국 출신의 방탄소년단이 만나, 세계의 다른 장소에서 하나의 전시로 연결된다. BTS는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비롯한 전 세계 대중과 예술을 통해 이어진다. 전시 내용에도 '연결' 메시지가 담긴다고 한다.

방탄소년단의 역할은 기획의 구심점으로서 기획의 밑그림에 참여하고, 또 다른 여러 주체들과 함께 전시를 지원하는 것이다. 아트 넷 뉴스는 'BTS는 이제 공공미술의 후원자가 됐다'라고 평했다.

BTS라는 이름은 이제 세계를 움직이는 한국의 대표 아이돌이기도 하지만, 대중음악과 문화를 생산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주 다녀온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에서 BTS의 리더 RM이 남긴 사인은 관람객 수를 순식간에 증가시키는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중요한 점은 BTS는 생산자인 가수와 향유자인 팬덤 간의 경계가 모호한 생산 형태로 성장해 왔다는 점이다. 영향력 있는 소수의 사람과 자본력으로 미술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 재생산자가 되어 홍보와 예술에 대한 관심을 자발적으로 키워 나간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BTS를 매개로 한 전 세계 팬들이 어떻게 미술과 대중과의 소통을 확장시키고, 전 세계가 '연결' 되며, 그로 인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것인지, 과연 그 파급력은 어디까지 일지, BTS가 쏘아 올린 현대미술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윤종주<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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