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기세 막아라…K팝 '오디션 부활'로 반격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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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0   |  발행일 2021-05-20 제15면   |  수정 2021-05-20 08:24
트로트 포맷 아류작에 식상

해외 흥행 K팝 전면 내세워

SBS 내달 '라우드'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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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에 밀려 잠시 주춤하던 K-pop 오디션이 다시 전면에 나선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pop 그룹들이 전 세계 음악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미스트롯'의 등장 이후 최근 몇 년간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판도는 트로트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아이돌 가수들의 전용 무대인 지상파 3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 시청률이 1%를 넘기기도 버거운 건 이에 대한 방증이다. 하지만 올해는 K-pop의 반격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국내외를 아우르는 K-pop 그룹 배출을 기치로 내건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속속 준비 중에 있고, 해외 대형 제작사들까지 가세했다.


◆국내 프로그램 속속 준비 중

왜 다시 K-pop일까. 가요계 관계자들은 "트로트의 저변이 넓어졌지만 지난 2년여간 비슷한 포맷의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식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해외 팬들은 낯선 트로트 리듬보다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군무, 세련된 패션으로 중무장한 K-pop 그룹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2009년 Mnet '슈퍼스타K' 성공 이후 K-pop 오디션 프로그램은 예능의 메인 장르로 우뚝 서며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 사건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를 통해 배출된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역시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은 SBS는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과 피네이션(P NATION)의 수장 싸이가 각각 회사를 대표할 차세대 보이그룹 두 팀을 탄생시키는 월드와이드 보이그룹 프로젝트 'LOUD:라우드'(이하 '라우드')를 오는 6월 선보인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지켜온 박진영과 싸이의 만남인 만큼 '라우드'는 기존의 보이그룹 오디션과는 차별화된 관점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SBS 관계자는 "그동안의 오디션 음악 예능들이 참가자의 단편적인 실력과 외모를 중시했다면, '라우드'는 한 단계 진화한 '내면의 매력'을 발굴해 이를 극대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트로트 흥'으로 물들였던 TV조선도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설 K-pop 스타 발굴에 나선다. 올 하반기에 방송될 '내일은 국민가수'는 나이와 성별, 장르와 국적을 불문한 K-pop 가수를 뽑는 게 목표다. '아이돌 발굴'이라고 범위를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K-pop 스타를 뽑는 오디션인 만큼 10대·20대 지원자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TV조선 관계자는 "벌써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오디션이 끝난 뒤 스타로 자리 잡기까지 각종 스핀오프를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전폭적으로 메이킹해주는 시스템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슈퍼스타K'나 'K-POP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자란 '오디션 키즈'들이 이제는 10대·20대로 성장해 오디션 지원자로 참여하면서 오디션 판도를 보다 젊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K-pop 오디션에 해외 들썩

국내 대형 기획사들의 해외 현지를 기반으로 한 K-pop 오디션 프로그램도 속속 기획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소니뮤직과 손잡고 진행한 걸그룹 한일 합작 오디션 '니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탄생한 니쥬는 멤버 9명 모두 일본인이지만 JYP 본사에서 한국식 트레이닝을 받고, K-pop 스타일의 음악과 안무를 선보인 'K-pop 인큐베이팅' 사례라고 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미국 MGM TV와 손잡고 미국 기반 K-pop 그룹을 만드는 오디션을 진행한다. MGM은 '더 보이스' '서바이버' '샤크 탱크' 등의 프로그램을 만든 할리우드의 대형 제작사다. MGM TV 마크 버넷 프로듀서는 "K-pop은 음악의 한 장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문화적인 현상이다. 이수만 프로듀서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K-pop을 미국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에 매우 흥분된다"고 협업 소감을 밝혔다. 새롭게 결성되는 그룹은 SM의 초대형 보이그룹 NCT의 유닛(소그룹)이 되며, 'NCT-할리우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을 배출한 하이브는 세계 3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손잡고 미국 기반 오디션을 통해 K-pop 보이그룹을 데뷔시킨다. 미국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할 새 보이그룹은 K-pop 시스템에 따라 활동하게 되는데, 유니버설뮤직그룹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음악 제작과 글로벌 유통, 미국 내 미디어 파트너사와의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등을 맡는다. 내년 오디션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 ENM은 워너미디어의 OTT인 HBO Max, 멕시코를 기반으로 한 제작사 엔데몰 샤인 붐독(Endemol Shine Boomdog)과 의기투합해 남미 시장 대상의 K-pop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한다.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방영되면 향후 남미에서 K-pop DNA를 가진 남성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 기업이 남미풍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CJ ENM이 최초다.

CJ ENM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CJ ENM이 가진 콘텐츠 제작역량이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K-pop과 K-콘텐츠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당사의 기획 제작 역량에 남미의 현지 특성까지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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