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新도시 기행 .10 〈끝〉] 가볼 만한 숙박시설·음식점·카페

  •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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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31   |  발행일 2021-08-31 제12면   |  수정 2021-08-31 08:39
400년 역사를 품은 고택서 하룻밤 '여행의 쉼표를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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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전통 리조트 '구름에'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고택을 옮겨 되살린 전통 리조트로, 모두 7채에 11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행의 참맛은 그 지역만의 특별한 색깔과 구체적인 삶의 모습에 있다. 이를테면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화와 자연 속에서 먹고, 자고, 다리를 뻗고, 창밖을 바라보는 일과 같은…. 열정적인 여행자들에게는 쉼표가 필요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변모하는 공간을 재발견하는 것도 즐거운 여행이다. 경북도청 신도시 기행 마지막 10편에서는 안동과 예천의 주요 숙박시설과 음식점, 카페를 소개한다.

안동, 고택 되살린 리조트 '구름에'
전통 고택 7채에 11개의 객실 운영
원형은 보존하면서 편의성 최대화
찜닭골목 가면 냄새부터 식욕 자극
30개 가게 저마다 비법과 손맛 자랑


#1. 안동의 쉼표들

▶울창한 숲속 400년 고택에서의 하룻밤, 전통리조트 '구름에'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선비의 고장 안동에서 지역의 색깔을 특히 잘 보여주는 공간은 바로 오래된 집, 고택이다. 안동 낙동강변의 숲속에 자리한 전통 리조트 '구름에'는 1975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고택 문화재를 이건하면서 되살린 전통 리조트다. 퇴계 이황의 8세손인 이귀용의 종가 계남고택, 퇴계의 10세손인 이휘면의 칠곡고택, 퇴계의 9세손인 농와 이언순이 말년에 지은 서운정, 조선 선조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지(李遲)가 학문과 수양을 위해 지은 박산정, 조선 후기의 문신인 이후영의 청옹정과 감동재사, 적갈색 나무와 늘씬한 기둥이 우아미를 뽐내는 팔회당재사 등 짧게는 200년, 길게는 400년의 역사를 품은 고택 7채에 11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2·3대가 모여 살았던 대갓집, 제사를 준비하던 살림집,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고 공부했던 정자 등 저마다의 역사를 지닌 공간이 우리를 먼 데로 데려가 준다. 아무리 의미가 특별하더라도 불편하면 좋은 숙소가 아니다. '구름에'는 고택의 원형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편의성은 최대화했다.

'구름에'에 도착하면 전통 한복을 입은 직원이 주차장까지 마중을 나온다. 전기자동차에 짐을 싣고 숙소까지 이동하면서 이곳이 가진 역사성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숙소에 도착하면 직원은 공간에 대해 섬세하게 설명해 준 뒤 떠난다. 이제 이 공간은 오롯이 나의 것이다.

환영의 마음을 담은 국화차와 한과가 따뜻하다. 목화솜과 광목천으로 만든 사각거리는 요와 이불이 있고, 냉장고, 드라이기, 전기포트, 수건, 생수 등 모든 물품이 불편함 없이 준비되어 있다. 객실마다 화장실이 따로 있으며 내부에는 샤워실과 세면대, 그리고 각종 세면용품이 구비되어 있다. 문득 한지문 밖으로 빗소리가 들린다면, 진하게 풍겨오는 숲과 나무의 향기와 함께 어김없이 툇마루에 놓인 우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숙소 외에도 리조트 내에는 카페와 식당, 북카페, 전통체험과 안동의 특별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복합공간도 자리한다. 한옥 라운지에서는 아침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안동의 특색이 있는 메뉴들로 구성된 한상차림을 맛볼 수 있다. '구름에'는 '구름 위의 행복한 마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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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구시장 찜닭골목'. 30개가 넘는 찜닭집이 저마다의 비법과 손맛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이곳이 원조다 '구시장 찜닭골목'

골목에 들어서자 매콤한 향이 훅 풍긴다. 이어 달달한 내음이 비강에서 미끄러진다. 꿀꺽 침을 삼키면 은근한 짠내가 식도를 간질인다. 안동 구시장의 찜닭골목이다. 이제는 전국 어디에서나 찜닭을 맛볼 수 있지만 '원조의 맛'은 이곳에 있다.

찜닭골목은 1970년대 초반 생닭과 튀긴 닭을 판매하던 닭전에서 시작됐다. 튀긴 닭 한 마리로는 배가 채워지지 않던 시절, 가게 주인들은 닭 한 마리에 각종 채소와 당면 등을 넣은 메뉴를 내놓기 시작했다. 푸짐한 인심으로 만들어낸 메뉴가 바로 안동 찜닭이다. 안동찜닭의 매콤하고 달달하고 짭짤한 맛과 넉넉한 양은 명성을 타며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전통성과 맛으로 특허청 등록까지 받았다.

현재 구시장 찜닭골목에는 30개가 넘는 찜닭집이 저마다의 비법과 손맛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음식의 기본은 정성이지만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어떻게 양념을 하고 불을 얼마나 미세하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찜닭의 맛은 천차만별로 바뀐다. 안동찜닭의 특별한 조리 과정은 바로 초벌이다. 손님이 없는 시간부터 시작되는 초벌 과정은 깊은 맛이 배게 도와주고 음식이 나오는 시간까지 줄여 준다. 가격 역시 안동만의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1.3㎏ 크기의 닭과 각종 채소, 쫄깃한 당면이 어우러진 찜닭 한 마리가 2만8천원 정도. 네 식구가 푸짐히 먹을 정도다. 맛과 가격, 양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찜닭보다 더 오랜 시간 졸여 만든다는 조림 닭과 신세대를 겨냥한 눈꽃 치즈 찜닭도 이곳의 또 다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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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문을 연 '카페 볕'은 단층 한옥과 이층 양옥 두 채를 연결해 뉴트로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소녀 감성의 카페로 개조했다.

▶옛 뿌리에서 돋아난 새싹 '카페 볕'


신라시대 안동의 이름은 고창이었다. 태조 왕건은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지방의 호족 세 사람에게 '태사' 벼슬을 내리고 '안동'이라는 지명을 하사한다. 그 세 사람이 바로 안동김씨, 안동권씨, 안동장씨의 시조다. 이러한 안동의 뿌리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태사묘, 주변은 '태사로'라 불린다. 안동 원도심의 한 부분인 태사로는 안동의 한옥마을이라 불릴 정도로 기와지붕이 많다.

태사로에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는 2017년에 문을 연 '카페 볕'이다. 단층 한옥과 이층 양옥 두 채를 연결해 뉴트로 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소녀 감성의 카페로 개조했다. 두 건물 사이 마당에 떡하니 자개장이 놓여 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를 다한 가구가 이곳에서는 신선한 오브제다. '카페 볕'의 주인은 안동소주 명인 백재서의 손녀다. 안동의 사과와 마를 활용한 애플마주스, 초콜릿의 풍미가 농밀한 더티초코, 청량한 히비스유자에이드 같은 메뉴들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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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금당실 전통마을 한옥체험관에는 10개의 객실이 있고 마당에는 야외물놀이장과 바비큐도 가능해 가족단위 숙박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예천, 금당실 전통마을 '한옥체험관'
10개 객실에 물놀이장 바비큐도 가능
'숲속 이야기'선 집밥같은 밥상 인기
카페 '봉덕창고' 커피 맛집으로 유명

#2. 예천의 쉼표들

▶돌담길 따라 정겨운 집들이 맞아주는 곳 '금당실 마을'

허리를 안고 구불구불 길을 안내하는 돌담을 따라간다. '지게나뭇길'이라 불리는 좁은 돌담길 너머로 오래된 집들이 훤히 보이고 대문은 활짝 열려 있다. 고즈넉하고 정겨운 초가집에서 하룻밤을 청한다. 그러면 금당실 마을은 외갓집처럼 느긋하고, 무서울 것이 없고, 은근한 낭만과 여유를 선사한다. 김대기 가옥은 전형적인 초가다. 예천의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옥고를 치른 김형식(金亨植)이 살던 집으로 1920년대의 고가옥을 2008년도에 개축해 정감 있고 쾌적하다. 이 외에도 원주변씨 변응녕을 기리는 사괴당 고택, 1870년경에 건립된 우천재, 농가음식을 맛볼 수 있는 유천초옥, 마당 넓은 양옥집인 돌담사랑 등의 민박집이 있다.

마을 동쪽에는 금당실 전통마을 한옥체험관이 있다. 총 10개의 객실이 있고 그릇과 컵, 냄비, 전기밥솥, 프라이팬과 칼, 가위, 집게 등 기본적인 취사도구와 커피포트, 냉장고, 비누, 수건 등이 구비되어 있다. 마당에는 야외 물놀이장이 있고 바비큐도 가능해 가족 단위 숙박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마을 서쪽에는 천연기념물 제469호로 지정되어 있는 금당실 송림이 펼쳐져 있다. 이른 아침 미로 같은 돌담길과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거니는 신비로운 경험도 놓치지 말자.

▶숲속에서 건강한 한 끼 '숲속 이야기'

지도를 찾아보면 주변이 온통 등고선이다. 예천군청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데 '숲속 이야기'는 진짜 숲속에 있다. 예천의 숲속이야기에서는 할머니가 한 상 가득 차려주는 집밥 같은 정감 넘치는 밥상을 만날 수 있다. '예천(醴川)'은 '단물'의 고장이다. 또한 소백산 자락에 자리해 산이 깊고 맑다. 숲속 이야기는 이러한 예천의 자연에서 나고 자란 신선한 재료들과 넉넉한 인심으로 관광객도 예천 사람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는 맛집이다.

메뉴로는 훈제오리수육쌈밥, 제육쌈밥, 태평추,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이 있다. 밥은 모두 솥밥이다. 윤기가 흐르는 밥알이 쪽득쫀득 씹힌다. 기본 반찬은 7가지. 계절성 반찬과 갓 부친 전이 꼭 들어간다. 쌈밥에는 배추된장국과 상추, 깻잎, 쑥갓, 청경채 등등의 쌈채소가 나온다. 채소들이 '펄떡거린다'라고 할 만큼 싱싱하다. 다 먹고 숭늉 한 그릇 하면 든든하고 푸근한 한 끼가 마무리된다. 점심 특선은 7천원부터 1만원, 저녁 식사는 7천원부터 1만2천원 정도다. 이 외에 닭볶음탕, 부대찌개 등의 안주메뉴와 단체 예약을 위한 한우, 돼지고기, 오리고기 메뉴도 있다.

▶몸과 마음이 달큰하게 녹아내리는 '카페 봉덕창고'

이곳은 창고였다. 군청과도 가깝고 예천터미널과 예천역과도 가까운 예천읍내 봉덕로의 창고. 그래서 봉덕창고다. 옛날에는 함바집으로 쓰였고 지금은 커피 맛집으로 유명하다. 박공지붕의 하얀 외벽과 벤치가 있는 작은 입구는 포토존으로 사랑받는다. 안으로 들어가면 너른 공간에 놀라기도 전에 고소한 빵 냄새와 진한 커피 향기에 온몸이 녹아버린다. 카운터 뒤로 로스팅 룸과 베이킹 룸이 훤하다. 각종 커피대회에서 수상한 트로피들이 주인의 이력을 말해준다.

봉덕창고에서는 마들렌, 카눌라, 조각 케이크, 타르트, 스콘 등을 직접 굽는다. 낮 12시에 빵이 나오는데 오후 3시에 가면 없다. 주 메뉴는 봉덕로 커피, 아인슈페너 등의 시그니처 커피와 콜드브루 종류가 있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등의 베이직 커피도 판매한다. 시그니처 커피와 베이직 커피는 3가지 블렌드 커피 중 선택할 수 있다. '오늘의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제공되는데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 5가지 중에 선택해서 맛볼 수 있다. 늘어난 커피 인구와 제 각각의 취향을 고려해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이 외에도 각종 에이드와 주스, 티, 스무디, 홍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봉덕카페의 추천 메뉴는 클래식 원두로 내린 봉덕로 커피와 진한 커피향과 달고 부드러운 생크림의 조화가 일품인 아인슈페너다. 긴 여행에 지친 마부들의 커피인 아인슈페너. 여행의 쉼표에 이보다 더 적절한 게 있을까.

글=류혜숙<여행칼럼니스트·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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