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흥행 블루칩으로 떠오른 '연기돌'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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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2  |  수정 2021-09-02 07:39  |  발행일 2021-09-02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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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연기돌(아이돌+연기자)로 불리며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다양성을 책임질 든든한 유망주가 된 그들이 기대에 부응하듯 안정적인 연기와 남다른 개성으로 출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00번의 보도자료보다 한 장의 아이돌 '셀카' 사진이 영화와 드라마를 홍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는 한 영화 관계자의 말처럼 '원소스 멀티유스'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경쟁력은 기대 이상이다. 한류를 통한 다각적인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그들의 도전과 성장을 살펴본다.

아이돌 '스타성·인지도' 겸비
작품 알리는데 상당한 영향력
안정적인 연기로 활력소 역할
제작·투자자들 인식도 달라져
"캐스팅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

◆원소스 멀티유스로 전문성 강화

영상 콘텐츠는 원소스 멀티유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왕국'을 꿈꾸는 기획사들의 지향점에 가장 부합하는 매체다. JYP가 키이스트와 손잡고 공동제작한 '드림하이'(2011)의 눈부신 성과 이후 영화·드라마 제작 및 배우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부서를 따로 차려 외연을 확대하고, 이에 뒤질세라 SM과 YG가 배우 영입과 매니지먼트 전담 부서를 두고, 아이돌의 연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그 일환이다.

아이돌의 스타성과 인지도는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제작자와 투자자에게 중요한 캐스팅 고려 변수 중 하나다. 그렇다고 단순히 그들의 유명세에만 주목한 건 아니다. 대부분의 제작자와 투자자들은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이유로 "또래 배우에 비해 경쟁력 있는 연기력과 잠재력"을 꼽는다. 영화 '쇼미더고스트'의 김은경 감독이 카라 출신의 한승연을 주연으로 발탁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한승연 배우에게서 극 중 캐릭터가 지닌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면을 봤다"며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오랜 기간 스스로 다져온 단단함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영화 '최선의 삶'을 연출한 이우정 감독 역시 걸스데이 출신 방민아를 캐스팅하면서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드라마, 영화,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방민아는 기꺼이 최선을 다하는 영화 속 강이와 닮았고, 그를 통해 이제껏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분명한 건 제작자들이 배우로서의 아이돌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CJ ENM의 한 투자 관계자는 "과거에 아이돌이 출연하면 단순한 이벤트나 외도처럼 보였는데, 이젠 아이돌과 배우의 경계는 거의 무너졌다"며 "연기로 인정받는 아이돌은 기존의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과 태도를 갖추고 있다. 비슷한 개런티라면 실력을 갖춘 유명 아이돌 캐스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주목받는 연기돌은 누구

아이돌 캐스팅이 신선한 카드가 될지는 아이돌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진중한 고민과 연기할 때만큼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에 달렸다. 여전히 아이돌의 기본은 음반 활동이고, 드라마와 영화 출연은 부수적인 활동에 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OTT의 부상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이 확대되면서 연기력과 인지도를 갖춘 아이돌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이는 가수 활동을 끝내고 배우로 전업하려는 그들에게 촉매로 작용했다.

배우로 자리 잡은 임시완, 배수지, 도경수 등의 뒤를 이어 청년기 특유의 매력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연기돌은 누가 있을까. 먼저 KBS2 '경찰수업'에 출연 중인 B1A4 출신 진영이 눈에 띈다. 극 중 진영은 해킹 현행범에서 경찰대 신입생이 된 강선호 역할을 맡았다. 영화 '내 안의 그놈' '수상한 그녀' 등을 통해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온 진영은 군 복무로 인한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드라마의 구원투수로까지 불리고 있다.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에프엑스 출신 정수정의 활약도 눈부시다. 선호의 경찰대생 동기 오강희 역을 맡은 그는 강한 외면과 부드러운 내면의 조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절찬리에 종영한 tvN '악마판사'에선 갓세븐 출신 진영이 예사롭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진영이 연기한 배석판사 김가온 역은 내적 갈등이 많은 녹록지 않은 캐릭터지만 가온의 변화를 세심하게 담아냄과 동시에 지성(강요한 역)과의 날 선 대립각을 보여주며 흥미를 돋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걸스데이 출신 민아는 MBC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와 영화 '최선의 삶'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이벤트를 확인하세요'에서 식물원 코디네이터 하송이 역으로 통통 튀는 비주얼과 엉뚱 발랄한 매력을 발산했다면, '최선의 삶'에선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열여덟 강이의 꾸밈없는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방민아는 이 영화로 제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

영화 '공조' '엑시트', 드라마 '허쉬' '왕은 사랑한다' 등에서 특유의 당차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여온 소녀시대 출신 임윤아는 영화 '기적'에서 거침없는 행동파이자 자칭 뮤즈 라희 역으로 다시 한번 스크린을 사로잡을 예정이고, 영화 '영화의 거리'에선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편의점 샛별이' '언더커버' 등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시크릿 출신 한선화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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