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산격청사 전경. <대구시 제공>
한때 '무적'으로 통하던 대구시 부시장 타이틀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과정에서 전직 부시장 출신들이 잇따라 탈락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앞서 이상길 전 행정부시장, 정해용 전 경제부시장, 홍성주 전 경제부시장 등 전직 부시장 3명은 각각 북구, 동구, 달서구 기초단체장 공천 경쟁에 나섰지만 최종 본선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그동안 부시장 경력은 행정경험과 인지도를 앞세워 선거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프리미엄 타이틀'로 평가돼 왔다. 행정부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이 21대와 22대 총선에서 당내 경선 끝에 재선에 성공했고, 이에 앞서 같은 직을 거친 정태옥 전 의원도 20대 총선에서 대구 북구갑 지역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낸 바 있다. 부시장 경력이 일종의 '보증수표'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의원 출신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까지 공천 결과를 보면 시의원 경력 역시 기초단체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도 문턱턱은 높은 편이었지만, 시의원 출신 류규하 중구청장, 조재구 남구청장, 최재훈 달성군수, 윤석준 전 동구청장 등 당선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구 김대현 전 시의원과 북구 김지만·이동욱·하병문 시의원이 각각 도전장을 냈지만 탈락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올초까지 기초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던 대구시의원은 전체 33명 중 10여 명에 달했지만, 실제 공천 신청으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한 기초의원 출신 인사는 "이번에 낙마한 부시장 출신들이 출마한 지역은 후보가 난립한 곳이어서 경쟁을 뚫기 쉽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유권자들이 직함보다 지역민과의 접점, 현안 대응 능력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을 현장에서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고위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뚜렷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 공직에 진출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구청 실무를 직접 맡아본 부구청장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권오상 전 서구 부구청장은 서구청장 후보로, 이근수 전 북구 부구청장은 북구청장 후보로 각각 공천을 받았다. 해당 지역에서의 현장 경험과 지역 밀착도가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형일 전 달서구 부구청장은 전직 국회의원 출신인 김용판 후보와의 경쟁에서 홍성주 전 경제부시장과 표가 분산되며 고배를 마셨다.
아직 공천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지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구청장에 도전한 정장수 전 경제부시장과 수성구청장에 출마한 전경원 시의원 등 부시장 출신 및 광역의회 출신 경선 후보들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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