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담낭용종

  •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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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1 07:25  |  수정 2022-06-21 07:27  |  발행일 2022-06-21 제16면
아무런 증상 없고 성인 5%서 발견
10㎜ 미만 용종은 초음파 추적관찰
10㎜ 넘을 땐 암 위험성 높아 수술

정연수
정연수〈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담석증은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그만큼이나 초음파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담낭의 또 다른 질환은 담낭용종이다. 담낭용종은 아무런 증상이 없고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담석증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대부분 수술까지는 필요 없지만, 담낭용종은 조금 다르다. 담낭용종의 크기가 10㎜ 이상일 경우는 암의 위험성이 높아 수술로 담낭절제술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10㎜보다 작은 경우에는 환자의 나이와 동반질환, 용종의 모양 등을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은 크기가 작고 비종양성 용종으로 생각되는 경우다. 드물지만 담낭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말하다 보면 과도하게 공포를 주는 것 같고, 대부분은 암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환자에게 말하다 보면 너무 안일하게 설명하는 것 같아 조심스러워진다. 수개월 후 재차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하고 크기가 안 크더라도 매년 초음파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이후 병원에 오지 않거나 암에 대한 걱정으로 미리 담낭절제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가 생길 때마다 그 환자에게 설명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려 반성하게 된다.

담낭용종은 성인의 약 5%에서 발견되고,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담낭용종은 암으로 진행되는 종양성 용종과 암으로 진행되지 않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눈다. 담낭용종의 대부분은 콜레스테롤 용종으로 비종양성 용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전체 담낭용종의 3~8%는 암이거나, 향후 담낭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용종이다. 담낭용종은 수술을 통해 담낭 전체를 적출해보지 않고는 CT나 복부 초음파와 같은 검사만으로 용종이 암으로 진행되는지 구별할 수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담낭은 조직 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담낭은 2㎜ 정도로 굉장히 얇은 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내부에 소화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매우 작은 바늘구멍이라도 뚫리게 되면 소화 효소가 복강 내로 새어 나와 복막염을 일으키며,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또 담낭을 아무리 잘 꿰맨다 하더라도 그 작은 바늘구멍으로도 담즙이 스며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은 조직 검사를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 이유로 담낭용종만 따로 떼어낼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따라서 담낭의 용종은 크기, 모양, 개수 등을 보고 추정해 진단을 내리고 추적 검사에서 크기나 모양이 변화하거나, 의사의 판단하에 악성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조기에 수술을 하게 된다.

담낭암은 췌장암과 동일하게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고, 시기를 놓치게 되면 수술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술이 불가능한 담낭암의 경우 주변 장기로의 전이도 잦고, 재발도 잦아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이다. 또 황달과 같은 본인이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이 생길 때면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되는 담낭암의 경우는 복강경 담낭절제술만으로도 쉽게 완치되는 순한 암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초기에 수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악성화 가능성이 적은 담낭용종의 경우, 수술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 외에도 담낭절제술 후 설사나 소화불량증과 같은 만성 후유증이 발생될 수 있다. 또 초음파 검사에서 담즙 슬러지나 작은 담석 혹은 담낭 점막의 정상적인 주름이 용종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무조건적인 수술은 과도한 치료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담낭용종의 크기가 10㎜ 이상, 용종의 모양이 납작한 무경성 용종, 담석이 동반된 경우, 증상이 있는 경우, 50세 이상에서 새로이 발생된 담낭용종, 추적 검사에서 크기가 점차 커지는 용종은 악성의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10㎜ 미만의 용종으로 다른 위험 소견이 없는 경우에는 복부 초음파 검사로 추적 관찰만 하여도 충분하다. 담낭용종을 진단받고 처음 1~2년은 3~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데, 그동안 크기 변화가 없다면 매년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최소 5년 이상 검사를 지속할 것을 추천한다.

현재로서는 담낭용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 만큼 정기적인 건강 검진으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다만 콜레스테롤 용종은 비만과 연관이 있어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만큼 적절한 운동으로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연수〈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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