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호 구미시장, 키르기스스탄서 왕산 허위 후손에 성금 전달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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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1 19:00  |  수정 2023-04-21 18:59  |  발행일 2023-04-25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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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공화국을 방문한 김장호 구미시장(왼쪽 다섯째)이 20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시에서 왕산 허위 선생의 손자인 허가이 블라디미르(왼쪽 여섯째)와 증손자 허가이 세르게이(왼쪽 일곱째)씨에게 구미시가 모금한 후원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김장호 구미시장이 먼 이국땅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을 보듬었다.

경북 구미시와 국제자매도시 키르기스스탄공화국 비슈케크시를 방문 중인 김장호 구미시장 등 6명의 대표단은 지난 20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시에서 왕산 허위 선생의 손자 허가이 블라디미르 구코비치, 증손자 허가이 세르게이 등 독립운동가 후손과 간담회를 열고 구미지역 보훈 단체가 모금한 후원금을 전달했다.

구미시는 지난 3월 왕산 허위 선생의 증손인 허가이 세르게이(35·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시)씨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주민등록증이 없어 여권발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영남일보를 통해 알고서 고국 방문 비용(항공료 및 체류비)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구미시, 왕산기념사업회, 구미시보훈단체협의회, 한국예총 구미지회 등이 동참했다.

구한말 의병장인 왕산 허위 선생(1855~1908)은 구미시 임은동에서 출생해 13도 창의군 총 대장으로 활약했다. 1908년 10월2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1호 사형수로 순국했으며, 1962년 대한민국은 선생의 공적을 기리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왕산 가문은 3대에 걸쳐 14명의 서훈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한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명문가다. 왕산은 4형제(허학·허영·허준·허국)를 뒀는데, 블라디슬라브는 허국의 5남4녀 중 막내다. 왕산 순국 후 후손들은 만주, 러시아 등지로 흩어져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 중 첫째 허학과 4남 허국 선생의 가족은 스탈린 치하의 러시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돼 후손들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를 거쳐 1960년대 키르기스스탄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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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구미시장을 비롯한 구미시 키르기스스탄 방문단이 지난 20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시에서 구미출신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후손과 오찬을 하며 감담회를 갖고 있다. <구미시 제공>

서울과 구미에는 각각 왕산로(路)가 있고 대구 달성공원에 유허비가 있다. 또 2009년에는 구미시 임은동에 왕산허위선생기념관을 건립했다.

이날 성금을 전달한 김장호 시장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신 애국지사 후손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항상 안타까웠다"며 "오늘 이 후원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현창사업을 추진해 왕산 허위 선생의 독립혼이 후대에 길이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 대표단은 국제자매도시인 비슈케크시와 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일정으로 키르기스스탄공화국을 방문하고 있다.

허가이 세르게이씨는 "우리가 독립운동 명문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 조국이 우리를 잊지 않고 도움을 줘 감사하다"면서 "오는 5~6월 중 고국을 찾을 때 구미에도 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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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 가문의 독립운동 가계도

백종현 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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