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또 변해 있고, 매일 같이 바삐 돌아가는 일과를 보내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게으른 일상’과 나의 주변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행’을 꿈꾼다.
캠핑장에서 불멍을 때리고, 바다에서 물멍을 때리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계획을 세웠다가 지우고를 반복한다. 여행을 한 번 떠나기도 쉽지 않다. 누구와 갈 것이며, 어디로 가야 하나 또 가서는 무엇을 먹나 고민하다 보면 이내 지친다.
왜 여행까지 가서 바빠야 하고, 무엇을 하기 위해 혹은 보기 위해서 조급해야 하나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된다. 관광지를 조금 덜 보고, 줄을 서가며 맛집에 가지 않아도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사진을 찍느라 천연의 자연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SNS에 올리느라 동행자의 눈을 맞추지도 못하고 대화조차 나누지 않는다. 손에는 핸드폰이 눈에는 유튜브가 담겨 있다면, 무엇 하러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길을 떠났을까 반성하게 된다.
나를 위한 여행인가 여행을 위한 나인가, 아니면 여행하는 나를 사진으로 남기기 위한 기록의 여정인가?
나를 대신해서 먹어주는 먹방 유튜버, 나를 대신해서 해외여행을 해주는 유튜버가 구독자 수백만을 훌쩍 넘기며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서로 앞 다투어 연예인을 해외로 여행 보내고 있다.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나를 대신하는 심부름꾼이기도 하다.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좋고, 뜨거운 햇살에 피부가 따갑지 않아도 되는 드라이브 코스 여행도 좋다. 더 게을러지고 싶다면, 타인이 찍어 올린 영상, 타인이 찍어 올린 SNS를 보며 만끽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돈도 아끼고 시간과 체력도 아끼고…. 스스로 만족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간편한 힐링이 될 수도 있다.
‘게으른 이들을 위한 여행’. 랜선으로 떠나는 울진! 영상으로 대리만족하시길…….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