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에 의하면 하루 세 시간씩 만 시간, 10년을 훈련하고 실력을 쌓아야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인내하는 오랜 시간이 흘러야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우리는 이런 전문가를 뛰어넘어 그 분야에서 기술과 능력이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을 달인 혹은 고수라고 부른다.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수)에서는 명품 수리 고수를 찾아 나섰다. 경력이 43년이라고 하니 ‘10년의 법칙’을 네 겹을 쌓은 전문가 중에 전문가이니 고수라는 호칭이 무리는 아니다.
세모고가 찾은 고수는 명품 가죽 수선계의 ‘맥가이버’라고 알려진 조용달 동** 대표이다. 조 대표는 대구의 중앙로 교동시장에서 오래 터를 잡고 영업하다, 최근 향촌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향촌동은 대구광역시의 원도심으로 1900~1960년대만 해도 중앙로, 반월당일대가 개발되기 전에는 교통, 물자와 인력 교류가 활발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대구 2호선이 건설되고 도심이 반월당 일대로 옮겨지면서 쇠퇴하였다.
하지만 최근 젊은 상인들이 유입되면서 서서히 활기를 띠며, 고령 지역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있다. 이곳에는 경력 30년 이상의 수제화 장인들이 고객의 발 본을 떠 신발을 맞춤 제작을 하는 전국 유일의 수제화 골목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죽 염색. 가죽 수리 등 관련 장인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조 대표는 10대 때부터 수선업에 뛰어들어 경력 43년째 명품 지갑, 가방을 수선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고수이다. 이곳에 고객들은 고수의 경력만큼 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0여 년 전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선이 불가능하다는 가방을 신제품과 같이 수선하며, 가격 또한 비교적 저렴하게 받아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명성을 얻었다. 그 영향으로 지금은 명품 가죽 제품 수리 명장으로 알려져, 해외와 전국에서 60년 된 부모님의 유산부터, 명품 리폼까지 다양한 수선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조용달 대표는 “안사람이 많이 도와주고, 믿고 맡겨 주시는 고객 덕분에 이 힘든 일을 지금까지 해 오고 있다”라며 “ 자녀이든 지인이든 이 일을 할 생각이 있으면. 섬세하게 가르쳐서 물려주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소중한 물건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수리하겠다. 고객 만족을 위해서 늘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요즘 명품을 최신 디자인 제품으로 리폼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큰 크기의 오래된 가방을 각기 다른 디자인의 가방으로 많게는 세 개까지 만들 수가 있어 리폼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명품! 한 번 구입하면 평생을 사용하고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다고는 하나, 명품 또한 파손이나 부품 분실로 제값을 못 할 경우가 있다. 대부분 해외 브랜드가 많아 수리하기가 쉽지는 않다. 이럴 경우 주변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고수가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장인의 골목! 대구 향촌동에는 ‘조용달’ 고수뿐 아니라, 많은 고수가 골목을 지키고 있다. 옷장 깊숙이 박혀 있는 낡고 떨어진 물건이 있다면, 새 삶을 불어넣어 주러 가는 것도 '소확행'이 아닐까?
한유정 기자 kka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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