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울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을 꼽자면, 바로 강화 유리 바닥으로 된 스카이 워크이다. 동해안 7번 국도 죽변 해안 도로를 드라이브하다 보면 ,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띈다. 화장실 앞에 주차하고 안내판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니, 입구에 신발 커버가 배치되어 있다. 관리자에 의하면 혹시나 모를 유리 파손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한다.
다리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지는 않고 걷다 보면, 바다가 훤히 보이는 135m의 유리 바닥 구간이 나타난다. 그 위를 걷는 것은 생각보다 스릴이 넘친다. 유리를 통해 밑을 내려다보면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찔함에 고개 들어 보니 사방으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인어 조각상이 하늘을 날고 있다. 지구촌 어디서나 조각상에는 사람들의 손길로 반질반질해진 특정 부위가 있다. 울진의 인어상도 사람들의 손길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출산의 염원을 담은 손길이 닿은 듯 젖가슴 부분이 유난히도 광택이 난다.
스카이 워크를 오르니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는 듯하다. 그래도 눈은 푸른 바다로 시원하기만 하다. 그렇게 바다를 등지고, 데크 계단을 내려가니 후포 출렁다리가 보인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언덕이라고 하기엔 높은 능선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앞서 다리를 건너던 장난기가 발동한 연인이 동동 구르니 꽤 흔들린다. 건너가면 예쁘게 잘 꾸며진 등기산 공원에 이른다. 하얀 스코틀랜드풍 등대와 이국적인 구조물들이 있어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다. 느긋하게 산책하며, 산과 바다를 같이 보니 여행의 깊이는 더해진다.
울진에는 이 외에도 고풍스러우면서도 정갈한 신라시대 사찰 불영사와 예쁜 등대가 있는 죽변항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울진 명물 대게 빵, 왕피천 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 성류굴 그리고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 등이 있어 여름이면 가족 국내 여행 추천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고생과 실망감을 줄이려면 관광이냐 휴양이냐를 잘 선택해서 일정을 짜는 것도 현명한 여행법일 듯하다.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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