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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렁이로 추정되는 뱀이 최근 대구 달서구와 달성구니 경계 지점 진천천에서 목격 됐다.김광수씨 제공 |
주부 김모(42)씨는 얼마 전 대구 달성군 화원읍과 달서구 유천동 경계 지점에 위치한 '진천천'을 산책하다 화들짝 놀랐다. 산책로 주변에서 보기에도 섬뜩한 뱀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년 여름이면 진천천에 뱀이 드문드문 목격된다"면서 "이번에 본 뱀은 그동안 봤던 것과는 종류가 다르고 덩치도 훨씬 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은 진천천 하류 낙동강과 가까운 곳에서 주로 발견됐는데, 올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도 뱀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도심 낙동간 지류인 진천천에 독사가 출현했다. 이곳 일대에선 맨발로 걷기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8일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주민 등에 따르면 최근 수시로 진천천 산책로와 물 주변에서 뱀이 목격되고 있다. 길이는 1m미만 으로 추정됐다. 종류는 능구렁이와 누룩뱀, 살모사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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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모사로 추정되는 뱀이 최근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 경계 지점 진천천에서 목격 됐다.김광수씨 제공 |
능구렁이와 누룩뱀은 독이 없지만, 살모사는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서식하는 뱀 중 독사의 대명사가 살모사다. 머리가 세모꼴인 살모사의 독은 용혈독의 일종이다. 물리면 상처 주위가 크게 부어오른다. 독니가 치열 앞부분에 위치해 한 번 물리면 곧바로 중독된다.
독이 주입되면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만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치료 시간도 오래 걸린다. 다만, 독사들은 사냥이 아닌 위협 목적으로는 독 없이 무는 경우 많아 물렸다고 해서 무조건 중독되진 않는다.
독자가 영남일보에 보내온 진천천에서 찍은 뱀의 사진을 본 최동학 대구 수성대 애완동물관리과 교수(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회장)는 살모사라고 확인했다.
진천천의 뱀은 달성군과 달서구 등 관할 지자체가 10여년 동안 하천 정비 사업을 벌인 후 출몰하고 있다. 주변 풀숲이 우거지고 알맞은 습기가 조성되면서 동·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독을 품은 살모사는 야행성이지만, 낮에도 활동한다"며 "만약 물렸을 때는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빠르게 응급 처치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독사에 물린 환자는 눕힌 후 뱀독이 전신으로 퍼지지 않게 안정시켜야 한다. 뱀에 물린 상처 부위를 심장 위치보다 낮게 둬야 한다. 물린 부위는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팔과 다리에 물렸을 땐 상처 부위 주변을 깨끗한 천으로 묶는다. 통증을 줄이려면 얼음 냉찜질이 좋다. 다만, 얼음이 직접 상처 부위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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