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대구 온 까닭은?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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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9 18:54  |  수정 2023-06-29 19:03  |  발행일 2023-06-30
'응급실 뺑뺑이' 경찰조사 받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 사격
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범정부 지원 요구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29일 대구를 찾아 '응급실 뺑뺑이' 사건과 관련해 환자 거부 문제로 경찰 조사를 받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 회장은 필수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광역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대구파티마병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구조적인 문제임에도 피교육생 신분인 전공의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사실 응급실에 종사하는 많은 동료 의사들이 우려하고 분노한다"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지난 3월 사고 당시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을 때 의식 상태는 명료했고, 혈압과 맥박도 정상이었다. 무엇보다 출혈과 골절 소견도 없었다"며 "이후 투신 정황 등이 파악됐지만, 당시 병원엔 투입 가능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없었다. 그래서 폐쇄 병동이 있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해당 전공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다 했다"며 "의료 시스템 문제를 개인 전공의에게 묻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필수 의료 분야의 제도·법적 문제를 지적하고, 의료 붕괴도 크게 우려했다.
이 회장은 "이런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필수 의료 분야의 제도적 문제와 법적 미비점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필수 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의료인의 법적 부담을 해소시켜 이들이 마음 놓고 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필수 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전공의 및 전문의를 포함한 필수 의료 분야 인력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 강화 △필수 의료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전폭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필수 의료 분야의 수가 인상 및 공공정책수가 확대 등 다각적인 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또 이 회장은 "이번 사건이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 기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감소, 붕괴의 기폭제가 됐던 지난 2017년 이화여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한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 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 민복기 시의사회 수석부회장, 김경호 시의사회 부회장, 김건우 파티마병원 의무원장, 전성훈 법제이사 등이 참석했다.


당초 예정했던 북부경찰서 방문과 대구경찰청장 면담은 취소했다. 수사 중인 사안에 의료계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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