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산 일대 담수용량 전국 최대…영양, 양수발전소 최적지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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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1 07:48  |  수정 2023-08-01 07:48  |  발행일 2023-08-01 제10면
소멸위기 직면 영양군의 살길 '양수발전소 유치'
한수원 선정 신규 예비후보지
경북 최고봉 일원 고저차 적정
주민·자치단체 수용성도 높아
지역 균형발전 적극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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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민이 지난 6월 영양읍에서 양수발전소 유치 결의대회를 갖고 유치에 대한 단합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영양군 제공〉

경북 영양군은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7만여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했으며, 빛깔 고운 '영양 고추'만으로 부자 군(郡)으로 불렸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인구 감소와 낮은 재정자립도로 인해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각종 생활·교통·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육지 속 섬'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요즘 영양군민들 사이에선 조만간 인구 1만6천명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지도에서 고향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영양군민 모두가 하나 돼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긴박한 마음을 갖고 민간에서부터 인구 증가 필요성에 한마음을 보이면서 군정의 모든 초점도 이에 맞춰졌다.

영양군은 인구 증가 방안으로 양수발전소, 교정행정 콤플렉스 유치 등 외적 요인과 함께 농업관광 인프라 구축, 결혼지원금 지원사업 등의 처방전을 내놓았다. 그중 양수발전소 유치 사업은 지자체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추진위원회 구성 등 모두가 한뜻으로 도전장을 낸 상태다.

◆양수발전소 건립 절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한 예비후보지로 영양이 포함된 사실을 올 초 알려왔다. 영양군민에겐 엄청난 희소식이었다. 영양군에 따르면,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22~2036년)을 확정했다. 한수원은 이 계획에 맞춰 환경성, 기술성, 부지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영양군 등을 예비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에 영양군은 지난 4월 양수발전소 유치를 공식 선언하면서, 일월면 용화리(항골)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사실 2020년부터 양수발전소 유치에 도전해 왔다. 그간 경북도, 정부 관계부처 등을 다니며 선제적으로 노력한 부분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한수원의 올해 대상지는 영양 외에 경남 합천군 등 두 곳이다. 또 중부발전이 경북 봉화와 전남 구례군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양군이 대상지로 선정한 일월면 항골 일대는 경북 최고봉인 일월산이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적정한 고저 차, 지역 균형발전 기여도 등을 고려했을 때 최적지로 여겨진다. 지자체와 주민 수용성이 높을 뿐 아니라 상하부지 담수용량이 국내에서 가장 크며 지역 야권에서도 건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영양군은 지난 6월30일 한수원에 양수발전소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1천㎿ 규모로 총사업비 2조원이 투입되는 양수발전소 건립사업은 건설기간만 14년에 달한다. 발전소 건설이 확정되면 승인고시일부터 가동기간(60년) 지역 인재 육성, 사회복지사업, 지역문화행사 지원 등 936억원에 달하는 지역 지원사업이 추진된다.

◆하나의 꿈으로 단결한 군민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영양군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오 군수를 구심점으로 1만6천여 군민 모두가 역량을 총 결집하고 있다. 영양군 내 도로 곳곳에는 양수발전소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양수발전소 유치전에 나서면서 오 군수는 군민 단합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고, 모든 기관과 단체를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대군민 결의대회'뿐 아니라 언론 홍보도 병행해 전방위적으로 양수발전소 유치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또 모든 군민이 가슴에 부착할 수 있는 배지, 양수발전소 소개 전단, 팸플릿 등 3만여 부가 넘는 홍보물을 제작·배포했다.

실제 영양군 내 각 읍·면·리의 경로당, 노인회관 등에서는 양수발전소 유치가 화젯거리다. 이번 유치전에는 한때 영양군이 영양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우선 순위가 높아 추진하려던 사업이 일부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을 맛본 주민들이 중심이 됐다.

물론, 유치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도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추진반대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지만 군의 존폐 위기 앞에서 반대 주장을 스스로 철회하고, 유치 신청에 동참하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의 꿈을 위해 똘똘 뭉친 영양군민 모습에 한수원 관계자는 "기피시설인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지자체 모든 주민이 단합하는 경우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 예비후보지로 영양군이 선정된 건 고무적이다. 앞으로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는 날까지 군민 모두가 하나 돼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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