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이주민 눈길 사로잡은 '라즈기' 춤

  • 김호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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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6 11:28  |  수정 2023-09-26 11:41  |  발행일 2023-09-27 제20면
대구 계명대 한학촌 일대서 '달빛이 좋다' 열려
달서구 이주민 우미다씨, 우즈벡 전통 춤 선보여
"딸이 우즈벡과 한국어 통역사로 가교 역할 희망"
우미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우미다 씨가 '달빛이 좋다' 프로그램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춤 '라즈기'를 선보이고 있다.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난 21일 저녁 무렵. 계명대 한학촌 일대에서 "달빛이 좋다(달서구 빛나는 이주민이 좋다)!"가 성대하게 열렸다. 대구 달서구 이주민들을 위한 행복한 추석 명절 프로그램이었다. 타향에서 추석을 맞이하는 다문화가족들과 이주민 등 60여명이 한데 어울려 전통 공연관람, 전통 요리 프로그램, 한학촌 일대 야행, 전통놀이 체험 등을 즐겼다. 계명대 국제처가 협력하고 달서구 지원을 받은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했다.


이주민 소원 청사초롱 점등을 시작으로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강강술래를 마지막으로 한가위를 맞는 풍성하고 들뜬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한량무, 화선무 등 전통공연도 일품이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전통공연 '호라즘의 춤, 라즈기(Khorazm dance, Lazgi)'는 국적을 초월한 흥겨운 춤사위를 선보여 이주민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라즈기'의 선율과 춤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국적은 다르지만, 관람하던 사람들의 흥을 북돋우어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호라즘 왕국(Khorazm Region)과 연관돼 시작된 '호라즘의 춤, 라즈기)'는 상호 존중을 상징한다. 서로 다른 사회적 범주에 속한 사람들의 연대와 형제애 정신을 장려하는 것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거의 모든 행사에 보여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화려한 의상과 모자를 장착하고 춤 사위를 선보여, 이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라즈기' 무용수 우미다(38) 씨는 "어릴 적부터 고향 나만감에서는 국경일, 결혼식, 민속축제 등 공동체 행사나 가족행사 때마다 라즈기 춤을 보았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느끼게 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화합하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번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자연 현상과 소리, 사람들의 사랑의 감정과 행복 등을 담는다. 모든 동작 하나하나에 실제 생활이 들어있다. 고향이 그리워 어깨너머로 배웠던 라즈기 춤의 기억을 되살려 표현해냈다"고 설명했다.


200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 대구로 이사 온 지 2년 된 우미다 씨의 라즈기 춤 실력은 각종 무용경연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할 정도로 뛰어났다. 학교 어린이집, 노인복지관 등에서 다문화 강사로도 활동했고, 현재 다움봉사단에서 봉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미다 씨는 이번 행사에서 달 토끼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그는 "두 딸이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어 통역사로 가교역할을 하면 좋겠고, 남편과 양가 가족들이 건강하며, 달서구 주민들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싶다"라고 살짝 밝혔다.


성서종합사회복지관 김병우 관장은 "달서구의 이주민 초밀집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보았을 때, 다문화가족과 이주민들은 역동적인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일으켜주는 고마운 우리 이웃이다. 비록 고향에 가지 못 하더라도 모두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밝고 당당한 기분으로 추석 명절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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