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한 할아버지가 '살려주십시오'라고 운을 떼며 자신의 노트북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글을 지하철 역사 내에 붙였습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할아버지의 글을 찍은 사진을 올려 사연을 전했는데요.
종이에는 "12월 8일 계양역에서 노트북이 든 백팩을 잃어버렸다,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후사하겠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 노트북은 할아버지께 어떤 의미이기에 생사를 언급하며까지 간절했을까요?
알고 봤더니 그 노트북에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와의 추억이 담겨져 있었던 겁니다. 할아버지는 "가방에 있던 USB에는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그리고 장례식장과 산소 사진이 모두 들어 있다"라며 "가끔 사진을 보고 아내에게 말을 걸기도 하면서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데 정말 소중한 것들이라 꼭 찾고 싶다" 라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이 소식을 접한 경찰관의 도움으로 분실 장소를 확인해 가방을 찾게 됐고 그제야 할아버지는 안도의 한숨과 미소를 보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흔한 노트북일 수 있지만 할아버지께는 생전의 아내를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을 노트북, 가슴 뭉클해지는 소식입니다
글/이혜원 (인턴아나운서)
영상/빈정윤 (인턴)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이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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