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안전종합센터 건립사업 탈락한 고려대팀 "탈락사유 이해 안 돼"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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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4  |  수정 2024-01-23 16:01  |  발행일 2024-01-24 제13면
자립화 방안 미비 등 이유로 탈락하자

촉발 지진 밝혀낸 이진한 교수 의도적 배제 의혹

에기평 "전혀 근거 없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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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열발전소 부지. 영남일보DB
이의신청서
지진안전종합센터 건립 관련 사업자 선정에 탈락하자 고려대팀이 작성한 이의신청서.
포항 지진안전종합센터 사업자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컨소시엄 선정(영남일보 1월 15일자 2면 보도)과 관련, 앞선 공모에서 이진한 고려대 교수팀이 탈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수는 포항촉발지진이 포항지열발전과 관련, 인공지진 가능성을 처음 주장해 정부 합동조사단이 유사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 영향을 미쳤는데, 결국 정부의 불편한 심정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울산과학기술원, 서울대산학협력단과 함께 구성한 '고려대산학협력단(총괄 책임자 이진한 교수)'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수행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이 전담하는 포항 지진안전종합센터 건립 사업에 신청했다.

고려대팀은 지난 2022년 1차 공모에 지원했으나 탈락했고, 같은 해 2차 공모에서도 떨어졌다. 지난해 진행된 3차 공모에선 지원자가 아무도 없어 무산됐으며, 4차 공모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고려대팀의 탈락 사유는 '사업계획 부실 및 자립화 방안 미비'였는데, 고려대팀은 즉각 이의신청하고 "사업 주관기관 선정 시점에 평가해야 할 내용이 아닌, 선정 후 개발해야 하는 결과물을 요구하며 탈락시킨 것은 평가 과정의 오류"라고 반박했다. 이에 심의위원회는 "결과물을 미리 제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과제 수행을 위한 계획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제시하라는 것"이라며 신청을 기각했다.

탈락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항촉발지진에서 정부의 책임을 밝혀낸 이 교수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려대팀 한 관계자는 "포항시를 설득해 예산 투입 관련 공문까지 받아 제출했으나 자립화 방안 미비를 이유로 들며 탈락시켰다. 정부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는 사업에 왜 돈을 벌 계획을 마련해야 하느냐"면서 "말도 안 되는 사유로 탈락시킨 것은 이진한 교수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포항지열발전사업에 참여해 지진을 촉발시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선정한 것은 포항 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사업 전담 기관인 에기평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에기평 관계자는 "평가가 단 한 가지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고 종합적인 평가 요소가 있는데, 고려대팀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한 것일 뿐"이라며 "산업부 위원 풀에서 추천을 받은 외부 인사가 평가를 진행했기 때문에 어떤 개입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며, 일부 주장대로 산업부 등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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