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난해 어획량 감소액 228억원…원인은 오징어 실종?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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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6  |  수정 2024-01-25 15:44  |  발행일 2024-01-26 제10면
오징어 감소액은 284억 원, 다른 어종으로 소량 만회

어민덜 "어선 감척 적극 시행으로 급한 불부터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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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의 수산물 어획량 감소액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감소액이 컸던 구룡포항의 모습.

동해안 최대 어업 전진 기지인 경북 포항 구룡포의 위판금액이 지난 한 해에만 25%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그 명성이 쇠퇴하고 있다.


25일 수협에 따르면, 구룡포수협의 지난해 총 위판금액은 585억 원으로 전년도인 2022년 772억 원의 75% 수준이고, 포항수협은 602억 원으로 전년도 643억 원의 93% 수준으로 조사됐다. 두 수협의 감소액은 총 228억 원이다.


양 수협의 위판금액 감소는 주력 어종인 오징어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중국 어선의 남획,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 등 여러 원인으로 동해에서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고 있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어민들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먼저 구룡포수협의 지난해 오징어 위판금액은 전년도 위판금액 318억 원보다 226억 원 줄어든 92억 원에 그쳤다. 전년도 대비 28% 수준이자 총 위판금액 감소분 187억 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트롤선(저인망어선)으로 잡아들인 오징어의 위판금액이 2022년에는 99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고작 195만 원이었다.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을 끼고 있는 포항수협도 상황은 좋지 않다. 포항수협 오징어 위판금액은 2022년에는 80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2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2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오징어 감소로 동해안 어민들이 생활고에 직면하자 정부에서는 나름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5일 여당과 정부는 오징어 어민들을 위해 인당 3천만 원의 긴급경영안전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18일 해양수산부는 오징어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케냐 등 동아프리카 수역을 조사하는 등 새로운 어장 개척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에 어민들은 크게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엄성인 구룡포수협 경제상무는 "당장 생계에 위협을 느끼는 어민들이 감척 사업 신청에 몰리고 있다"며 "정부에서 특별 감척을 한다고는 하는데 정확하게 어떻게 얼마나 진행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부분이 빨리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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