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내년이 기다려지는 축제가 될까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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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2  |  수정 2024-09-02 06:56  |  발행일 2024-09-02 제22면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 20여 일 앞으로 다가와
공간 확장 시도 불편 최소화
브랜드 유지에 더 깊은 고민
내년이 기다려지는 축제로

[하프타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내년이 기다려지는 축제가 될까
피재윤 경북본사

'2024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개막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동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내년이 기대되는 축제로 주목을 받았다. 그랬던 축제가 어느 순간 그런 기대감이 사라졌다. 왜 그런 것일까? 혹시 필자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만약 필자만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정체성'이다. 어떠한 일과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 올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평가를 살펴보면 과연 지금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그 명성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난해 2023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평가보고회에선 방문객은 늘었으나 '정체성' 훼손이 문제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당시 축제의 기획이나 운영방식이 안동탈춤의 문화를 풀어내는 방식이 아닌 방문객의 집객을 유도하는 연계행사와 공간 확장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황금연휴 덕에 방문객은 늘었다고 분석했다. 공간 확장을 시도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한 것은 호응을 얻었지만, 이로 인한 축제의 '선택과 집중'이 결여됐다는 평가도 적잖았다. 주최 측 재단은 한때 이 같은 지적을 '정체성을 뛰어넘어 원도심 상권을 살린 실속형 축제'로 포장하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연예인 공연과 품바·풍물시장·먹거리·놀이동산 등으로 가득 채워진 축제는 결국 문화관광형 축제가 아닌 B급 지역축제를 지향한 것이라는 혹평만 이끌어냈을 뿐이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공연이 축제의 질마저 추락시켰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안동의 문화적·관광적 가치를 풀어내는 얼굴이다. 말그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간 확장 시도의 성공을 이젠 축제 고유성과 차별성·개별성 등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만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고, 브랜드화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자축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라는 브랜드 유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가 예전에 지적한 바 있지만, 잘 만들어놓은 브랜드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난해 축제는 현실적인 지향점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이뤄지는데, 지향점 없이 그저 그런 골목상권 축제 같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을 일부에서 하는 치기 어린 비판 정도로만 받아들여서만은 안 된다. 해외 관광객들에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가장 한국적인 축제'로 정평 나 있다. 실제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에서 열리는 가장 한국적인 축제가 바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매력이다. 이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매년 흘러나오는 이야기지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갖는 고유의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을 살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해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탈춤축제도 그동안 잘하든 못하든 쌓아온 시스템과 노하우가 있다.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디 올해는 필자가 예전에 하루하루 손가락을 꼽으며 느꼈던 감정처럼 내년 축제가 정말 기다려지는 축제로 꾸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재윤 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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