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체계 차질 빚나…대구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운영 축소 우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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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30  |  수정 2024-09-29 18:01  |  발행일 2024-09-30 제1면
충북대병원 매주 수요일 야간 응급실 운영 중단 결정

대구 5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의료 인력 부족 심각

"응급의료체계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 대책마련 시급"
응급의료체계 차질 빚나…대구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운영 축소 우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 가동률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보호자들이 이동하고 있다.영남일보 DB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의 응급실 운영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충북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이 10월부터 매주 수요일 야간 성인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대구에서도 응급의료 체계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영남일보 취재에 따르면, 대구 5개 상급종합병원(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도 최소한의 인력으로 24시간 응급의료 제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전국적으로 전공의들이 현장을 대거 떠난 지 7개월이 지나면서 이들 병원도 응급실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병원마다 전공의들이 맡던 응급실 업무를 남은 의료진이 메우고 있지만,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 누적과 탈진이 심화되고 있다. 충북대병원처럼 일부 응급 의료진이 병가나 휴가를 낼 경우, 대구의 상급종합병원들도 정상적인 응급 대응에 구멍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병원들은 10명 미만 인원이 당직 근무를 돌려가면서 서며 응급실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실 축소 운영에 들어간다면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급격한 기온 변화로 호흡기 질환자와 심뇌혈관 질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라 더욱 그렇다.

정부가 비상 진료체계를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미 많은 병원들이 무리하게 응급실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의료진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버틸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가 의료 수가를 높이는 등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응급실에 근무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대구 달서구 A 병원장은 "대구 상급종합병원들이 응급의료 인력 충원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의료계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응급의료체계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인 만큼, 해결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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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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