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나드는 감동…영웅들의 스크린 대결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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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2  |  수정 2025-01-02 08:18  |  발행일 2025-01-02 제19면
안중근 - 소방관

밥 딜런 - 페라리

실존 인물·실화 모티브 영화 극장가 대세로 떠올라

'안중근' 판매율 1위 고수·2030 열렬한 호응 '소방관'

8일 개봉 '페라리' 등 기대…일각선 본질 왜곡 우려도
시대를 넘나드는 감동…영웅들의 스크린 대결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실존인물과 실화사건 등 역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가 새해 극장가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대를 앞서간 이들의 이야기, 범접할 수 없는 매력과 열정으로 시대를 이끌었던 작은 영웅들의 삶이 뭉클한 감동과 재미를 선물한다.

◆영웅 안중근 vs 순직 소방관

2001년 발생한 서울 홍제동 화재사건을 다룬 영화 '소방관'은 최근 개봉작 중에서 가장 극적인 개봉 과정을 겪은 작품이다. 수년째 개봉을 하지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서 가까스로 빛을 본 케이스다. 영화 '소방관'은 주연배우인 곽도원의 음주운전 이슈로 수년간 창고에 묵혀 있었으며, 개봉시기를 조율하다가 뒤늦게 세상에 나왔다.

'친구'로 천만관객을 동원한 곽경택 감독 특유의 투박한 매력이 묻어나는 영화는 개봉 후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2030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기고, 꾸준히 관객 스코어를 갱신 중이다. 거센 불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구하러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소방관들의 모습이 뭉클한 감동을 남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한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이 하얼빈역에서 일본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처단하기까지 마지막 여정을 기록한 작품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작품은 개봉 이후 8일째 일간 판매율 1위를 쭉 고수하고 있다.

"가슴 먹먹하게 보다가 '카레이 우라'를 외치는 장면에서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인간 안중근의 두려움, 같이 싸운 동료들의 연기 모두 마음에 남았다"는 관람객들의 리뷰가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영화의 화제성을 키우고 있다.

◆가수 밥딜런 vs 레이서 페라리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미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싱어송 라이터 밥 딜런의 생애를 그렸다. 미국 포크음악의 대부 밥 딜런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 반전의 메시지를 전달한 사회운동가로 평가된다. 1941년 출생해 현존하는 그는 2016년 미국 노래에서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공로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영화는 밥 딜런의 음악과 격동적 인생 여정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역동적으로 구성해 관심이다. 이 작품은 오는 5일 열리는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작품상, 남우주연상(티모시 살라메), 남우조연상(에드워드 노튼) 후보로 올라 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페라리'는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 중에서 가장 먼저 레이싱 팀을 만들었던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페라리의 설립자인 엔초 페라리의 격동적 인생을 그렸다. 그는 자신이 먼저 레이싱을 즐겼고, 훗날 레이싱팀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양산차를 만들었다.

'라스트 모히칸' '알리' 등을 만든 마이클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파산 위기에 놓인 페라리가 겪은 최고이자 최악인 1년에 집중했다. 파산 위기에서도 선수들을 위해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그의 카리스마, 반면 바람 잘 날 없었던 그의 시끄러운 사생활 등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인물·사건 부풀려질 우려"

실존인물 또는 실화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있어 왔다. 이들 작품은 실화가 가진 리얼리티에 작가적 상상력이 덧붙여져 매력적 작품으로 탄생한 사례가 많았다. 다만 제작과정에서 내용이 지나치게 각색돼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실화영화는 사건이나 인물을 통해 당대의 시대상을 들여다보고, 역사를 알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다만 2시간짜리 영화에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두 담으려다 보니 부득이하게 특정인물과 사건이 부각되거나 반대로 축소되면서 왜곡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영화가 개봉한 뒤 역사학계가 잘못을 지적한 사례도 적지 않다. 관객 스스로도 영화를 무조건적으로 신봉하는 것은 다소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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