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완 칼럼] 대구의 초크포인트, 대구의 선택

  • 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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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28 06:24  |  발행일 2026-05-28
미-이란의 호르무즈 쟁탈전
신공항, 취수원, 행정통합이
대구 병목지점 해묵은 현안
해결책 난도 높아 도돌이표
6·3 선거 계기 물꼬 틔워야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논설위원

# 호르무즈의 반전=호르무즈는 미국-이란 전쟁의 초크포인트다. 원래 군사 용어였던 초크포인트(choke point)는 핵심 병목지점을 말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가치를 진작 간파했다. 가장 좁은 병목 구간의 폭이 39km밖에 되지 않는 데다, 전 세계 원유 및 LNG 교역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여서다. 미국의 공격이 시작되자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를 장악하고 통제했다. 미국에 우호적인 중동 산유국과 서방국가의 아킬레스건을 표적 공략한 것이다.


하지만 뒤늦게 호르무즈의 치명성을 인지한 미국이 역봉쇄로 맞대응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이란 유조선과 화물선의 호르무즈 출입이 저지되며 이란은 유정(油井)을 폐쇄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살인적 인플레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상 봉쇄가 폭격보다 어느 정도 더 효과적"이라고 토로했다. 미국의 호르무즈 봉쇄가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 대구 3대 현안 표류=대구의 병목 지점은 신공항, 취수원 이전, 대구경북통합이다. 해결책의 난도가 워낙 높아 하릴없이 표류 중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2020년 8월 군위·의성으로 입지가 결정된 지 7년째 답보 상태다. 재원 조달 방법과 국가재정 지원 문제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다. 첫 삽은 희망고문? 기존의 '기부 대(對) 양여' 방식으론 사업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 전혀 진척이 없다.


취수원 이전은 길을 잃고 우왕좌왕한다. 해평 취수장 이전이 구미시의 반대에 막히면서 생뚱맞게 안동댐 물 활용 방안이 힘을 얻더니만, 이제 낙동강 물의 복류수 또는 강변여과수 취수가 대안으로 떠오른 형국이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후 대구시민의 상수원 개선 과제는 35년 도돌이표다.


대구경북통합도 성과 없이 냉온탕을 오갔다. 2020년 9월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출범-2021년 4월 활동 종료-2024년 대구경북통합 재추진-유야무야. 올해엔 이재명 정부의 통합시·도에 대한 20조원 국비 파격 지원과 광주전남의 통합 급물살이 TK통합 의지를 고무했지만, 대구경북통합 특별법은 '여의도'에서 가로막혔다. 통합 불발 이유? 민주당은 오만했고 국민의힘은 무능했다. 양당의 정치공학적 셈법에 특별법 발목이 잡혔다. "행정통합은 TK가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시작했는데 정작 밥상은 남들이 먼저 받게 생겼다" 지난 1월 주호영 의원의 지적이 그대로 현실화했다.


# 투표는 병목 해소의 동력=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란 명언을 남겼다. 스티브 잡스는 "인생은 숱한 선택의 점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選擧)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뽑는 일'이다. 즉 선택이다. 시장 선거는 대구 4년의 웅비(雄飛)를 가름할 선택이다. 회심의 한 표로 대구의 초크포인트 해소를 추동해야 한다. 예컨대 김부겸 후보와 추경호 후보 다 신공항의 국가재정지원사업 전환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법이 엇갈리거나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 아마 그 '정치적'에 내재된 함의 중 하나는 '지혜로운 선택'일 게다. 지혜로운 선택은 통촉(洞燭)에서 비롯된다. 통촉은 '형편을 잘 헤아려 살핀다'는 뜻이다. 대구 유권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적' 은유에 부합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해묵은 대구 3대 현안의 물꼬를 틔울 수 있을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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