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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
'색,계' '해리포터' 흥행
28일 '멜랑콜리아' 재개봉
검증된 인기 홍보비 절약
막대한 투자비 부담 줄어
수익다변화 대안 '주목'
◆명작영화들 '재개봉'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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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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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
현재 상영중인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이 세간에 화제다. 전세계 24개국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의 환상적 모험을 그린 영화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개봉해 14일 현재 5만9천249명의 관객 스코어를 올리며 흥행 순풍을 타고 있다. 사실 이 영화가 관심을 끈 배경엔 마니아층에 이미 작품성을 검증받은 것도 한몫했다. 인도 출신의 타셈 감독은 2008년에 국내에서 영화를 개봉해 2만여 명을 동원했다. 당시에는 큰 이슈가 되지 못했지만 최근 예전 영화 재개봉 바람을 타고 4K 리마스터링을 거친 디렉터스컷으로 돌아와 더 큰 관심을 끈 것.
극장가에서 주목한 재개봉 화제작은 이뿐 아니다. 양조위와 탕웨이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을 그린 2007년 개봉작 '색, 계' 역시 최근 관람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안드레이 타크롭스키 감독의 우주적 철학관을 담은 '희생', J.K 롤링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으로 옮긴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등의 재개봉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과 청춘남녀의 사랑을 교차시킨 '비긴 어게인' 역시 지난해 재개봉해 20만명이 넘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관, 재개봉 프로그램 신설
국내 최대의 극장 체인 CGV는 지난해 11월부터 명작을 재개봉하는 'CGV 월간 재개봉 어바웃 필름'의 운영에 들어갔다. 예전 명작을 다시 찾아보는 관객들이 늘고, 재개봉으로 극장이 얻는 경제적 이익이 쏠쏠함에 따라 아예 정식 프로그램으로까지 기획한 것. CGV는 매달 1편의 작품을 선정해 약 2~3주 동안 전국의 극장체인에서 상영하고 있다.
CGV 재개봉 프로젝트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로맨스 명작 '캐롤'을 첫 번째 상영작으로 소개한 것에 이어 '매트릭스' '색, 계' 등의 작품을 상영했다.
롯데시네마 역시 영화 재개봉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개봉 20주년을 맞은 '이터널 선샤인'을 지난해 전세계 최초로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소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개봉작, 마케팅비 절감 매력적
잇따르는 영화 재개봉은 영화관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황을 견디고, 수익 다변화를 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를 관람한 전체 관객은 1억2천300여 명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영화 관객이 감소하고, OTT로 관객층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현실에서 신작에 거액의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한계에 부닥쳤다. 이런 가운데 극장 입장에서 재개봉 상영을 하게 되면 이미 한차례 검증받은 만큼 신작들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현저히 떨어져 매력적이다. 천문학적 투자비를 유치하는 과정을 겪지 않는 것도 극장들이 재개봉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배경이다.
영화 홍보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년간에 걸친 준비와 막대한 투자유치 등의 과정이 필수다. 과거에는 쉽게 투자금을 구했지만 요즘에는 솔직히 돈줄이 바싹 말랐다. 이런 배경에서 재개봉 영화는 작품성에서 위험부담을 덜고, 경제적으로도 확실히 부담이 줄어들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재개봉 기다리는 '멜랑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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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 |
덴마크 출신의 라스 폰 트리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문제적 감독군에 속해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우울'을 트레이드 마크로 달고 다니는 그의 작품은 폐쇄적이고 염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품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감독에 대한 선입견을 한번에 깨트리는 유려하고 심미적인 화면이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천재적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자주 소환되는 SF 판타지 '멜랑콜리아'가 28일 재개봉을 확정했다. '지구 종말을 가장 아름답고 독창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기도 한 영화는 거대행성 멜랑콜리아가 지구로 날아오면서 겪게 되는 지구인들의 종말에 대한 불안감을 담았다.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커스틴 던스트의 실감나는 연기와 샤를로트 갱스부르, 키퍼 서덜랜드 등 실력파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가 볼 만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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