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5년→3년’ 비자 문턱 낮췄다…대구경북, 외국인 인재 450명 ‘직접 설계’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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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3 17:49  |  발행일 2025-04-03
광역형 비자 쿼터 이달 본격 시행
산업별 특성 맞춰 인력 핀셋 배정
경북 영주의 사업장에서 외국인이 장비를 정비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경북 영주의 사업장에서 외국인이 장비를 정비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 2일 경북 경산의 한 자동차부품 가공업체 기계실. 베트남 출신 기술자 A씨(25)가 도면을 살피며 수치 제어 선반(CNC)을 조절한다. 지역 전문대를 졸업한 A씨는 "그동안은 실력이 있어도 경력 5년을 채우기 전엔 전문 비자(E-7) 변경이 어려워 귀국을 고민하는 동료가 많았다"며 "이제 3년만 채우면 정식 기술자로 계속 일할 수 있다는 소식에 공장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 전문인력이 국내 산업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했던 '5년 경력'의 벽이 3년으로 낮아진다. 학력 기준 또한 4년제 대학 졸업자 위주에서 전문학사(전문대)까지 대폭 확대된다. 경북도가 최초로 제안해 정부의 전국 사업으로 채택된 '광역형 비자'가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지자체가 지역 기업의 구인난에 맞춰 체류 자격과 할당 인원(쿼터)을 직접 설계하는 실험이 시작됐다.


법무부 공모를 통해 확정된 올해 대구와 경북의 광역형 비자 쿼터는 총 450명이다. 지자체별로 산업 특성에 맞춰 인력을 '핀셋 배정'한 점이 특징이다. 가장 많은 350명을 확보한 경북도는 제조·기술 분야에 250명, 요양보호사 직군에 100명을 할당했다. 특히 특정활동(E-7) 자격에 준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금속·재료·기계공학 기술자 등 25개 전문 직종을 집중 유치해 현장의 만성적 인력 부족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대구시는 할당된 100명의 인력을 미래 먹거리인 5대 신산업(ABB·로봇·반도체·미래모빌리티·헬스케어)에 투입한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로봇 소프트웨어 대표 성기영씨(54)는 "단순 노무가 아니라 코딩이나 설계가 가능한 젊은 인재가 절실했다"고 기대했다. 시는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이어지는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우수한 외국인 기술 인재를 선점해 산업 구조 고도화의 지지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비자 신청 요건이 완화된 대목은 지역 대학가와 중소기업 채용 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대 졸업생도 취업 비자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지역 전문대 유학생 약 1만 명의 산업 현장 유입 경로가 넓어진 셈이다. 관련 분야 경력 요건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점 역시 젊은 외국인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외국인 유입부터 정주까지 이어지는 전(全) 주기적 지원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번 광역형 비자 도입은 외국인 인력을 단순한 노동력 수급 대상으로 보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이민 정책의 체질 개선 시도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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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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