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경북대 79학번 ‘호우회’, 통영·거제에서 다시 만난 청춘의 기록

  • 글·사진= 김동 시민기자 kbosc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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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8 07:44  |  발행일 2025-05-28
경북대 79학번 동기들의 모임, '호우회' 회원들이 '통영한산마리나리조트'에서 '선셋투어' 를 하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대 79학번 동기들의 모임, '호우회' 회원들이 '통영한산마리나리조트'에서 '선셋투어' 를 하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누구 하나 빠지면 허전해." 한 사람이 중얼거리듯 말하자, 일곱 명의 시선이 고요히 모인다. 말은 없지만, 눈빛엔 모두 같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경북대 79학번 동기들의 모임, '호우회'. 아홉 명 중 필자를 포함한 일곱 명이 통영과 거제에 모여 오랜만에 다시 '청춘'이라는 이름을 꺼내 들었다.


5월 넷째 주 토요일, 통영에 터전을 마련한 동기생 신두일(삼성늘푸른정형외과 원장)의 초대로 이루어진 이번 여행엔 두 명이 함께하지 못했다. 익숙한 농담이 빠지고, 함께 찍던 사진 속 익숙한 얼굴이 비워지자 그리움이 더 짙어졌다.


"우리, 다음엔 꼭 아홉 명 다 같이 만나자." 누군가 말했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첫날 오후, '통영북신전통시장'의 한 식당에 둘러앉아 펼쳐진 회 한 접시. 젓가락질보다 웃음이 먼저 오갔다. "이젠 우리가 서로의 힐링이야." 이야기꽃은 학창 시절 장난에서 시작해, 어설픈 연애담을 거쳐, 졸업 이후 삶의 무게까지 흘러갔다. 회보다 쫀득하고, 바다보다 깊은 이야기였다.


해 질 무렵, 한산도 앞바다, '선셋투어' 요트 위에서 마주한 풍경은 모두의 마음을 잠시 멈춰 세웠다. 흐린 날씨 탓에, 기대한 노을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누군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셔터를 눌렀다. "가장 멋진 순간을 함께 봤다는 게 고맙더라."


마지막으로 선상에서 펼쳐진 불꽃놀이는 마치 지나온 세월을 토닥이는 축복 같았다.


"여러분, 잘 살아오셨습니다." 그 말이 들리는 듯했다.


이튿날, '외도보타니아'에서는 꽃보다 사람들의 미소가 더 아름다웠다. 사진 한 장을 찍어줄 때마다 서로를 향한 배려가 묻어났고, 말없이 걷는 그 길은 오래 쌓인 신뢰 위에 놓여 있었다. 누군가의 등 뒤에서는 조용한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이런 길을, 다음엔 더 오래, 천천히 걷자."


짧다면 짧은 1박 2일, 하지만 마음은 꽉 찼다. 숙소 예약부터 식사 메뉴까지 신경 쓴 동기 덕분에, 모든 순간이 편안하고 따뜻했다. "한 명 한 명 얼굴 보니, 참 든든했어."


"시간이 흘러도 우정은 참 선명하구나." 이 말들처럼, 이 만남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을 나누고, 마음껏 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면서도, 모두는 안다. 이번 통영·거제 여행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여전히 서로의 삶에 함께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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