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현실과 꿈 사이, 김선빈 감독의 영화 여정

  • 서현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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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8 07:46  |  수정 2025-05-28 07:47  |  발행일 2025-05-28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 영화 '월드 프리미어'를 선보인 김선빈 감독이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현정 시민기자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 영화 '월드 프리미어'를 선보인 김선빈 감독이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현정 시민기자

대구경북에서 독립영화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과 꿈 사이에서 김선빈(27) 감독은 영화를 선택했다.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확신과 끊임없는 도전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남들이 잘 보지 않는 독립영화를 찾아보며 스스로를 '조금 다른 사람'으로 느끼고 싶어했다.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해 희곡을 쓰며 창작의 길을 꿈꿨지만, 영화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만나게 된 것은 대구영상미디어센터의 워크숍을 통해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화를 만들 생각은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너무 짜릿했죠."


첫 단편영화 제작 경험은 김 감독의 인생을 바꿨다. 이후 시나리오를 배우며 본격적으로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유지영 감독의 권유로 영화학교에 입학해 매년 한 편씩 작품을 완성했다. 하지만 독립영화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졸업작품 '고백할거야'를 만들던 시절은 기대감으로 가득했지만, 이후 '수능을 치려면'을 준비하며 제작비 부족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


"지원금만으로는 도저히 찍을 수 없는 규모였어요. 정말 포기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죠."


김 감독은 포기 대신 다양한 제작지원 사업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결국 다섯 곳 이상의 지원을 받아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고, 포기하지 않은 선택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월드 프리미어'는 그런 고민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한때 영화를 떠나 다른 일을 하던 시기에도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영화를 향한 열망이 남아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영화를 향한 확신을 얻었다.


'월드 프리미어'에는 배우 김연교, 정회린, 문상훈이 출연했다. 김 감독은 짧은 촬영 기간에도 배우들과 깊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로 조심스럽게 다가갔지만, 자연스럽게 하나의 팀이 되어갔어요. 그 조화가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무더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현장의 따뜻한 분위기는 감독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 작품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었다.


현재 김선빈 감독은 장편 영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장편을 찍겠다고 선언하고, 그렇게 믿고 준비하고 있습니다."라는 말 속에는 영화를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김선빈 감독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며 작품세계는 더욱 깊고 단단해졌다. 앞으로도 영화에 대한 열정과 용기를 잃지 않으며,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다음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그가 전할 이야기가 무엇일지 기대를 모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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