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레드카펫 밟고, 정부 지원 등에 업은 K애니 ‘잘나간다’

  • 김은경
  • |
  • 입력 2025-05-29 13:28  |  발행일 2025-05-29
‘안경’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 초청
수상엔 실패했지만 독창적 작품 호평
‘킹 오브 킹스’ 북미서 개봉 800억 수익
연내 90개국 진출...해외 존재감 굳혀

넷플릭스 ‘이 별에 필요한’ 30일 공개
韓 원작, 日 제작 ‘알사탕’ 성공적 연출
김태리, 홍경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한 넷플릭스 첫 한국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넷플릭스 제공>

김태리, 홍경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한 넷플릭스 첫 한국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넷플릭스 제공>

김태리, 홍경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한 넷플릭스 첫 한국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넷플릭스 제공>

김태리, 홍경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한 넷플릭스 첫 한국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넷플릭스 제공>

'베를린'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칸 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19년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그동안 수많은 K콘텐츠들이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지만 올해는 단 한편도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구겨진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린 것은 의외로 '애니메이션'이었다.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경쟁 부분에 공식 초청된 정유미 감독의 '안경' <매치컷 제공>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경쟁 부분에 공식 초청된 정유미 감독의 '안경' <매치컷 제공>

◆해외서 주목받는 한국 애니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 단편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현지에서 '독창적이고 참신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감독은 이에 앞서 2009년에도 '먼지 아이'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바 있다.


'안경'은 한 인물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와 마주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작품이다. 자신 안에 갇혀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온갖 억압된 감정 등을 끄집어내 바라보게 함으로써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거치게 한다. 순수미술을 전공한 감독은 섬세한 드로잉과 절제된 연출, 낮은 채도 등으로 예술적 가치를 살렸다.


또다른 K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최근 해외시장에서 존재감을 굳히고 있다. 지난 4월11일 북미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5월21일 기준 누적수익 6천만 달러, 한화로 800억원이 넘는 흥행을 올렸다. 개봉 당시 북미 3천200개 스크린에서 출발한 영화는 이후 스크린을 늘려가더니 영국과 호주·남미까지 확장, 연말까지 90개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킹 오브 킹스'는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와 그의 막내 아들 '월터'가 예수 그리스도의 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을 그렸다. 한국의 기술력에 할리우드의 내공이 더해졌다. 장성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그가 대표로 있는 모팩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 '듄'의 오스카 아이삭이 예수 역을 맡은 것을 비롯해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킹 오브 킹스'는 올 여름 국내개봉 예정이다.


◆문체부 지원 늘고, 매출 1조 돌파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코로나가 확산할 때는 매출이 주춤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19년 국산 애니메이션 매출은 6천405억원에서 2020년 5천532억원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1년 7천555억원, 2022년 9천210억원, 그리고 2023년 처음으로 1조1천3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K애니메이션의 시장이 커진 배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관심과 지원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해 국내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을 만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애니메이션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책을 논의했다. 애니메이션을 콘텐츠 산업의 전면에 놓고, K콘텐츠의 차세대 병기로 육성하겠다는 것. 문체부는 지난달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9년까지 1천500억원 규모의 애니메이션 특화펀드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원작에 일본의 제작진이 만든 '알사탕' <롯데시네마 제공>

한국 원작에 일본의 제작진이 만든 '알사탕' <롯데시네마 제공>

◆극장·OTT 기대작 줄줄이 개봉


전세계 190개국에서 3억개 이상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한국 첫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을 오는 30일 첫 공개한다. 화성 탐사를 꿈꾸는 우주인 난영과 음향기기 수리점에서 일하는 제이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때는 2050년, 우주탐사를 갈구하는 여자와 오래된 음향기기를 만지는 아날로그 감성의 남자가 만나서 엮어가는 알콩달콩 사랑이 김태리, 홍경 배우의 목소리로 전달된다. 두 사람은 영화 OST 작업도 참여해 'Life Goes On'을 함께 불렀다. 김태리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평소 목소리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실사영화와 달리 목소리로만 표현하는 재밌는 경험이었다"며 고백했다.


한국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일본의 제작진이 만든 작품도 있다. 28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알사탕'은 '구름빵' '나는 개다' 등 화제작을 만든 백희나 작가가 쓴 동명의 원작에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단델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공동제작으로 완성됐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로운 동동이에게 마법의 알사탕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니시오 다이스케는 '닥터 슬럼프'를 비롯해 '드래곤볼' '원피스' 등 일본에서 화제작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세밀한 3D CG와 생동감이 느껴지는 액션 연출로 남다른 감동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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