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지역경제 활성화···믿었던 상생형 일자리의 ‘배신’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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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9 16:49  |  발행일 2025-05-29
LG-HY BCM 노동조합 “조합원에 대해서만 주간근무 전환 강행, 매달 200~250만원 임금 손실, 방진복 재활용 등 노동권 침해와 인권침해”
LG-HY BCM 관계자 “양극재 업황의 불황으로 생산량 및 업무량 급감, 급여 감소분도 인당 80~120만원 정도, 조합원 차별 아닌 직무별 특성, 업무량 등 고려”
광주형 일자리, 부산형 일자리, 익산형 일자리, 군산형 일자리도 논란
LG-HY BCM 노동조합이 구미시청 현관 앞에서 회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노조원들은 " style="width:700px;height:525px;">

LG-HY BCM 노동조합이 구미시청 현관 앞에서 회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노조원들은 "상생(相生)형 일자리라고 하더니 살생(殺生)형 일자리"리고 외쳤다.<박용기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 지역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노·사·민·정 간 고용·투자·복리후생 분야에 대한 합의로 탄생한 상생형 일자리가 허울 좋은 껍데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생(相生)형 일자리라고 하더니 살생(殺生)형 일자리입니다." 29일 오전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LG-HY BCM 노동조합은 "차별과 탄압으로 얼룩진 신종 노동탄압의 현장으로 변질된 LG-HY BCM을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LG-HY BCM은 2019년 7월 구미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구미시 노사민정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상생형 구미형 일자리 투자협약식' 이후 탄생했다. 애초 LG화학에서 LG BCM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진행되다 중국계 화유코발트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LG-HY BCM이 됐다. 협약 당시 가장 모범적인 상생형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공장이 준공되고 본격 가동된 지 1년 6개월 만에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HY BCM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조합원에 대해서만 주간 근무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원들은 매달 200~250만원의 임금손실(연장 및 야간근로 수당)을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생산기술직인 비조합원은 여전히 교대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4개 생산라인을 추가 가동했지만, 조합원에게만 교대근무 형태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또 유해화학물질인 양극재를 다루는 사업장에서 회사는 단 2~3벌만의 방진복만을 제공하며 이를 세탁해 반복 사용하도록 하고 정당하지 않은 경고장 발부와 징계 등 노동권 침해와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연동 화섬식품노조 LG-HY BCM지회장은 "구미시가 노사민정 협력체계의 중심 행정주체로 실질적 책임을 다하고 구미상생형일자리센터를 노동, 기업, 시민사회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구조로 전면 개편하라"며 "노조를 대상으로 한 권한남용에 대한 시 차원의 진상조사와 상생형 일자리 전반에 대한 노동권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LG-HY BCM 관계자는 "양극재 업황의 불황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사의 생산량 및 업무량이 급감함에 따라 근무형태 변경과 관련한 초과근로 감소에 대해 수차례 조합과 협의했고 급여 감소분도 인당 80~120만원 정도"라며 "조합원이 다수 있는 조직 중에서도 현행 교대조 근무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조직이 있는 만큼 근무형태 변경은 조합원 차별이 아닌 직무별 특성, 업무량, 근무형태 전환 시 업무의 차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고장의 경우, 노조탄압을 위한 징계가 아닌 근무시간과 규정을 준수해 달라는 요청으로 실제 징계나 불이익이 발생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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