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주(건천)IC 앞 4차선 도로에서 시내방향으로 운행 중인 경주시내버스가 신호를 무시하고 차선을 넘나들며 주행하고 있다. 독자제공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의 발이 될 시내버스에 대한 전면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70번·100번 노선을 중심으로 일부 운전기사들의 난폭운전·법규위반 등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번 버스는 경주시 관문인 경주역과 터미널, 성동시장 등을 잇는 장거리 핵심 노선으로, 버스 7대가 하루 77회 이상 운행된다. 하지만 일부 운전기사들이 정지신호 무시, 진로변경 위반, 과속 등 위험운전을 일삼고 있다는 제보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 시민은 "서경주IC(건천)와 경주대 인근에서 정지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는 버스를 여러 차례 봤다"며 "운전 중 교통사고가 날까봐 뒤에 따라가기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100번 버스 역시 경주역과 보문단지를 거쳐 감포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좌석버스 6대가 하루 25회 운행하며 동경주 주민들과 관광객 이용 비중이 높다. 이 노선에서도 "덕동댐 방향 곡선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이차선 마을길에서 앞차를 추월하려고 무리하게 따라 붙는다"는 등의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이 버스를 이용한 한 시민은 "기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폰을 끼고 전화통화를 하며 운전을 했다"며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집중하지 않고 운전하는 모습에 매우 불안했다"고 제보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운전기사 구인이 어렵다 보니 연령대가 높은 기사들이 많고, 일부에서 예전 나쁜 운전 습관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또 "특정 노선은 정차 구간이 많아 운행 시간 압박 때문에 일부 기사들이 신호를 지나쳐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주시내버스를 사실상 단독 운영 중인 A업체는 하루 평균 150대의 버스를 운행 중이다. 시는 2024년 기준으로 약 19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운수업체에 전달하고 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고, 기사들을 상대로 월 3~4회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버스 운전자가 250명을 넘고, 일부 개개인의 잘못된 운전 습관까지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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