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성서공동체FM 20주년 ‘다시 20년의 첫 발을 내딛다’

  • 서현정 시민기자 romantiktim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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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6 20:53  |  발행일 2025-08-26
22일 대구 달서구 성서공동체FM에서 열린 성서공동체FM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성서FM '국악이 흐르는 풍류 사랑방' 진행자인 소리꾼 권가연씨와 가야금 연주자 송은재씨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현정 시민기자

22일 대구 달서구 성서공동체FM에서 열린 성서공동체FM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성서FM '국악이 흐르는 풍류 사랑방' 진행자인 소리꾼 권가연씨와 가야금 연주자 송은재씨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현정 시민기자

2005년 8월22일 정오 한국 공동체라디오의 첫 개국을 알린 SCN 성서공동체FM(89.1MHz)이 스무 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21일 저녁 대구 달서구 성서공동체FM에서 열린 20주년 기념행사에는 청취자·제작자·이웃 단체 등 170여 명이 함께했다. 사회는 '페미니스트 책장' 프로그램 진행자인 배수정 방송회원이 맡아 '함께 달린 20년, 함께 달릴 새로운 시간'을 주제로 행사를 이끌었다.


축사는 이태훈 달서구청장, 서민우 달서구의회 의장, 김병우 성서종합사회복지관장이 전했다. 성서마을넷의 사회적협동조합 '와룡', 사회적협동조합 '행복림', 미얀마 공동체, 이웃 방송국 대구동구FM도 따뜻한 축하 인사를 보탰다. 앞산마을방송국, 달성군마을방송국, 지범마을방송국, 달성토성마을방송국, 달서강창마을방송국 등 대구 곳곳의 마을방송국과 전국 동료 방송국인 세종FM·수원 공동체라디오·전주FM·진해 마을라디오 등도 자리를 함께해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성서공동체FM은 지난 세월 방송과 공간을 지탱해 온 분들에게 감사패와 공로패를 수여했다.


무대는 '우리의 소리'로 채워졌다. 인디음악을 소개하는 '뮤직앤컬처' 진행자이자 싱어송라이터 빈달의 축하 공연, '국악이 흐르는 풍류사랑방'을 진행하는 소리꾼 권가연씨와 가야금 연주자 송은재씨의 국악 무대가 박수 속에 이어졌다. 이어진 다과회에서는 '못다 한 속 깊은 이야기'로 밤이 깊도록 공감의 시간이 계속됐다.


이날 가장 큰 공감을 얻은 건 자원 활동가들의 소리를 담은 영상이었다. '전규원의 행복한 라디오' 진행자로 중증 장애가 있는 전규원(45·대구 수성구)씨는 "방송하는 순간이 행복하다"며 "마이크 앞에 서면 내 삶이 환해진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타고 스튜디오를 찾아왔던 '라디오 키드' 황민혜(21·대구 남구)씨는 자신이 제작·진행하는 프로그램 '갓난어른'을 소개했다. "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 그 고민을 말로 풀어내는 과정 자체가 성장의 기록"이라는 고백에 모두 함께 따뜻한 응원을 전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문을 두드려 지금은 더 큰 방송국의 아나운서가 된 송성한(32·대구 동구)씨는 "이 공간은 '하고 싶었던 것을 실현하게 해 준 곳'"이라며 "청소년 시절,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 동료들과의 방송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지역을 누비며 '사람과 방송을 이어 주는 중매인 리포터'로 활동했던 이경순(54·대구 달서구) 리포터는 오랜만에 찾은 방송국에서 그 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오랜만에 마음이 설렌다. 예전엔 표현이 서툴러 늘 긴장했고 실수할까 불안했는데, 동네방네 사연과 노래를 받는 리포터로 뛰면서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그때의 고민과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믿음을 보였다.


성서공동체FM은 "방송이 공백 없이 다음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듯, 시민·후원회원·이웃 단체가 바통을 주고받으며 20년을 달려왔다"며 "오늘을 새로운 출발선으로 삼아 '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을 더 선명하게 그리겠다"고 밝혔다.


방송국은 20주년을 계기로 '다시 이어달리기' 특별 후원을 진행하고, 방송 체험·공개방송 등 공간 개방을 넓히며 이주민·장애인·청년·시니어 등 다양한 주체가 제작자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렇게 다시 20년의 첫 발을 내딛는다. 스튜디오의 ON-AIR 등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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