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의 동부어린이집 원아들이 솔요양원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경화 시민기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정서적 고립과 자존감 저하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들은 신체 기능의 약화뿐 아니라 사회적 역할 상실로 인해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경산의 한 요양원에서 진행된 1·3세대 연계 활동이 어르신들의 삶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실천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활동은 경산의 동부어린이집 원아들이 솔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공연을 선보이고, 직접 인사를 나누며 교감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아이들은 간단한 율동, 부채춤 공연과 동극을 준비해 무대에 올랐고, 어르신들은 박수와 미소로 아이들의 공연에 화답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평소 말수가 적던 어르신들의 표정에도 점차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공연 이후에는 아이들과 어르신이 함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세요!"라고 안부 인사도 하고, 어르신들은 아이들의 손에 작은 선물을 안겨 주었다.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돌봄을 받는 존재'가 아닌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서의 역할을 경험하게 되었다.
요양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존중과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성껏 준비하는 모습 자체가 어르신들께 큰 위로와 자긍심을 드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활동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오랜만에 누군가를 기다리고, 박수를 쳐주며 웃어본 시간이었다"며 "내가 아직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1·3세대 연계 활동이 어르신의 자존감 회복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아이들과의 만남은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활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자신의 삶과 경험이 다음 세대와 연결된다는 인식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확인하게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아이들 역시 어르신을 공경하고 세대 간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사회정서적 학습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세대와 세대를 잇는 따뜻한 소통의 장이었다. 아이들의 작은 손길과 웃음은 어르신들의 마음에 존엄감이라는 씨앗을 심었고, 요양원은 잠시나마 웃음과 이야기로 가득 찬 공동체의 공간으로 변화했다.
1·3세대가 함께하는 이러한 만남이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확산 된다면, 어르신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세대 간 이해와 존중이 살아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어르신의 자존감이 되살아나는 이 작은 변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이경화 시민기자 leekyunghwa101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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