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섹남'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성 은퇴자들이 떡케이크 등 정성껏 마련한 요리를 아내들에게 내놓으며 그동안의 소감을 나누고 있다.
"평소 집안일에 무심하던 남편이 직접 요리를 해서 내놓으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저 역시 너무 행복했습니다."
최근 경북 경산시 용성면 라온혜윰 심리치료센터에는 요리하는 남성들이 모였다. 그동안 센터에서 진행한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성 은퇴자들이 이날은 아내들을 초청해 요리를 선보였다. 지난해 7월에 개강해 6개월 동안 꽃비빔밥·상추떡·파스타 등을 배워 온 이들이 마지막 수업으로 떡케이크를 만들고 아내들을 초청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조은숙 상담실장의 지도에 따라 앙금에 비트 가루를 섞어 고운 색깔을 내고, 장미꽃을 만들어 케이크를 장식했다. 아내들도 즐겁게 도왔다. 서툰 솜씨였지만 케이크 위에 장미꽃이 피고 잎으로 장식하니 예쁜 케이크가 만들어졌다. 아내들은 생크림과 딸기로 장식한 또 다른 케이크를 만들고, 남편들은 스테이크를 굽고 샐러드와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이니 멋진 상이 차려졌다.
한 참여자는 "여성들만 있을 것 같은 백화점요리강좌에는 쑥스러워 갈 수 없었는데, 남성들만 하는 수업이라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배운 것을 집에서 실습하니 아내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가서 구경이나 하자고 생각했는데 회수가 거듭될수록 기다려졌다. 직접 요리하면서 정성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걸 알았고, 그동안 가족을 위해 애써 온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아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아내는 "아이들이 요리하는 자상한 아빠를 아주 좋아한다. 요리를 배우고부터 직접 하지 않더라도 식사 준비할 때 옆에서 마늘을 까고 양파 껍질을 벗기는 등 재료 손질을 도우니 식사 준비가 즐겁다"고 말했다.
공직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이상성씨는 "평소 아내를 도와 집안일을 좀 거드는 편이었다. 요리만 하자면 인터넷 강좌나 유튜브를 통해 배울 수도 있는데 함께 모여 요리하고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눠 먹는 즐거움이 더 컸다.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백용매 라온혜윰 심리치료센터장은 "은퇴 이후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공허함과 단절을 완화하고 자존감 회복과 가족 간 소통 회복을 목표로 기획했다"며 "참여자들은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며 자기 성취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얻었고 프로그램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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