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금오천 벚꽃, 축제는 왜 사라졌나?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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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31 22:14  |  발행일 2026-03-31
예산·운영방식 둘러싼 시의회와 구미시 평행선…시민 아쉬움 커져
지난해 청춘 금오천 벚꽃페스티벌 기간 금오천 모습<구미시 제공>

지난해 청춘 금오천 벚꽃페스티벌 기간 금오천 모습<구미시 제공>

구미시의회와 구미시의 갈등으로 지역 대표 벚꽃축제가 사라졌다.


금오천 벚꽃축제는 선주원남동 새마을남녀협의회가 1992년부터 2천~3천만원의 예산으로 열어오던 지역주민 축제였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단체 운영이 어려워지자 구미시가 행사를 이어받았다. 시는 2023년 명칭을 '청춘 금오천 벚꽃페스티벌'로 정하고, 버스킹과 포토존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현대적 문화행사로 개편했다. 예산도 1억9천만원(2025년 기준)까지 늘어났다.


의회와 집행부의 시각차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구미시의회는 축제가 대형화되면서 정작 행사의 뿌리인 지역주민들이 소외됐다고 비판했다. 박세채 구미시의원은 "젊은 청춘들 위주의 행사일 뿐, 20여년간 명맥을 이어온 선주원남 동민들이 낄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변에서 젊은 세대 위주로 축제를 하더라도, 대주차장 한쪽에 무대를 꾸려 나이든 주민들이 옛 향수에 젖어 막걸리 한잔하며 어울릴 장소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구미시 문화예술과는 전국 단위 관광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낡은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향목 문화예술과장은 "타 시군의 벚꽃행사도 대형 무대보다는 거리공연(버스킹)을 이어가는 추세"라며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주민 요구사항은 다른 행사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갈등은 2025년 12월 열린 2026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다시 재현됐다. 구미시가 축제 명칭을 '구미 벚꽃페스티벌'로 변경하고 장소를 특정하지 않자, 의회는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김영태 시의원은 "소통 없이 명칭만 바꿔 안건을 올리는 것은 위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재우 문화환경위원장도 의원들의 지적에 공감했고, 결국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이로 인해 올해 벚꽃축제는 사라졌다.


익명을 요구한 선주원남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원 A씨는 "구미시의회와 구미시가 서로 양보해 내년에는 꼭 벚꽃축제가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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