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 아이들은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면 나주로 가야 하고, 손주들은 전남에서 클 겁니다."
최근 지역 최대 부동산·경제 커뮤니티인 '대구텐인텐'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작성자는 2차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전남·광주와 대구시의 움직임을 비교하며 이같이 썼다. 해당 글은 큰 공감을 얻었다.
작성자는 "나주는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이 합심해 알짜 공공기관 선점에 열을 올리는데 대구는 아무것도 안하고 징징거리기만 하니 다 뺏기는 것"이라며 꼬집었다. 특히 "결국 우리 애들도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면 나주로 가야 하고, 손주들은 전남 나주에서 클 것"이라며 우려했다.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막이 오르며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유치전에서 가장 든든한 무기는 다름 아닌 '행정통합'인 듯하다. 전남·광주는 초광역 연대와 통합을 강력한 지렛대 삼아 "더 크고 파급력 있는 공공기관을 달라"며 정부를 옥죄고 있다.
통합을 명분 삼은 전남·광주의 행보는 가히 매섭고 전략적이다. 이미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굵직한 '공룡 공기업'을 품고서도 지역민과 지자체, 정치권이 '보란 듯' 똘똘 뭉쳤다. 이들은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이른바 '돈 되고 힘 있는' 핵심기관을 선점하겠다며 연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대구는 조용하다 못해 이래도 되나 싶을 지경이다. 대구시는 공공기관 유치를 원한다며 IBK기업은행을 1순위로 꼽았지만, 치밀한 논리나 중앙정부를 설득할 명분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메머드급 공공기관의 이전은 사실상의 대기업 유치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대목은 '청년 일자리'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은 대구를 떠나는 마당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전기관은 신규 채용 인원의 30%를 지역 출신으로 우선 선발해야 한다. 지금의 전남·광주는 한전을 비롯한 거대 공기업들의 블랙홀이 돼 지역인재 할당 혜택을 독식 중이다. 지표를 보면 그 파급력은 두려울 정도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ALIO) 분석을 보면 한국전력공사 지역인재 합격자의 약 60%, 한국농어촌공사 합격자의 무려 74%를 전남대 출신이 싹쓸이했다.
시민들이 보기에도 대구시의 '징징거리는 전략'으로는 거대 공기업을 품을 수 없다. 시민들만 노심초사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정치권이 나서서 증명해야 할 때다. 이제라도 명확한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돈이 되고 일자리가 되는' 핵심 공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지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케치] 대선 후보 출마 방불케한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대구서는 TK 출마자 챙겨](https://www.yeongnam.com/mnt/webdata/content/202603/5_26.03_.30_김부겸_대구시장_출마선언_썸네일_출력본_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