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고래의 노래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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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7 16:25  |  발행일 2026-09-27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고래가 노래를 부른다. 애달픈 호소 같기도 하고 으스스한 곡소리 같기도 하다. 1952년 한 미국인 엔지니어가 수중청음기로 소련 잠수함과 지진활동을 탐지하려고 깊은 바다에 마이크를 내렸다. 그때 애달픈 노래가 들려왔다. 그는 그것이 혹등고래의 노래라고 짐작했다. 고래가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은 포경선 선원들 사이에 알려져 왔었지만 20세기엔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1949년에 분명 그 노래를 녹음을 하고도 '어류 소음'이라 여겼다. 이것이 '노래'가 분명한 것은 일정 소리의 패턴이 길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로저 페인 부부와 친구들은 가장 아름다운 노래 5곡을 선별하여 앨범을 만들었더니 12만5천 장이 팔려 나갔다. 대박이었다. 비틀즈 같은 가수들에게도 노래를 나눠줬다. 가수들은 그것을 자기들 앨범에 삽입했고 영화 '스타 트랙'도 그랬다. 페인은 고래를 연구하여 알아냈다. 노래는 수컷이 부르며 한 지역의 노래는 다 같으며, 그 노래도 문화처럼 전파되고 또 진화한다는 것. 그러나 고래가 이 노래로 무슨 내용을 전하는지는 아직 모르고 있다.


혹등고래의 애달픈 노래는 결국 그것의 멸종을 막아주었다. 1970년대에 이미 고래 몇 종이 멸종위기에 있었고 혹등고래는 포경 전 개체수의 5%만 남아 있었다. 페인 부부와 친구들은 포경반대운동을 벌이면서 고래노래를 구호처럼 이용했다. 미국이 바다 포유류를 보호하기 위해 포경을 완전 금지한 것은 1985~86년이었다. 다행히 현재는 혹등고래 수백 마리가 떼 지어 있는 것이 목격되고 있지만 여전히 고래 4종 중 한 종은 멸종 위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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