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일과 삶을 저울질하지 말라

  •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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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9 10:35  |  발행일 2026-09-30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중장년층의 최근 10년간 인식 변화'에 따르면 '일을 우선시한다'라는 중장년층 비율은 10년 새 54.1%에서 35.0%로 급감했지만,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중시한다'라는 응답은 35.5%에서 47.6%로 크게 늘었다. 진로 멘토링과 커리어 코칭 현장에서도 과거 청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장년층도 중요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세대를 불문하고 '일과 삶의 균형'은 모두가 지향하는 시대적 가치가 되었다.


워라밸의 개념은 1970년대 후반 영국의 여성 근로자 운동에서 처음 대두되었고 우리나라는 2017년 '일·가정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 혁신 10대 제안'으로 워라밸이 정책화되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하고 있는 '지역별 일·생활 균형지수'는 매년 상승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 온도는 오히려 낮다. 기업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는 상관없이 시간 다 됐으니 집에 가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이는 반면, 개인은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는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을 거부하는 소위 '진거자(진급 거부자)'가 되거나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으로 응수한다. 정책 수치는 개선되었지만, 기업과 개인의 워라밸에 대한 인식과 체감 온도가 여전히 낮은 이유가 뭘까?


"일과 삶을 저울질하는 순간 워라밸은 깨집니다." 조직문화에 관한 강연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대목이다. 일과 삶은 칼로 두부 자르듯 단순히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일과 삶의 융합과 조화를 꾀하는 '워라블(Work-Life Blending)'과 '워라하(Work-Life Harmony)'다. 좋은 워라밸은 시간의 단순한 '비율'이 아니라, 추구하는 '방향성'의 일치에서 나온다. 자신의 자아관과 직업관, 인생관을 깊이 성찰하고, '나-일-삶'을 하나의 방향으로 가지런하게 맞추는 '정렬(Alignment)'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과 지자체가 워라밸을 개인의 만족을 넘어 조직의 발전과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가려면, 먼저 구성원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상사의 통제로 움직이는 '상사 경영'에서 벗어나 자율성에 기반한 '자기 경영'으로, 근무시간도 '시간의 양'에서 '시간의 질'을 우선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워라밸 실천 기업도 일·생활 균형 우수 지자체도 '나-일-삶의 정렬'로 좋은 '워라밸'을 완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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