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다시 재즈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 |
  • 입력 2026-10-05 14:16  |  발행일 2026-10-06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재즈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필자는 재즈신에 몸담은 연주자로서 여러 지역의 재즈페스티벌에 초청받아 무대에 서왔다. 그러다 보니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는 다른 도시의 축제들이 어느 순간부터 부러워졌다. 한때 20년 가까이 이어져 오던 대구의 재즈축제가 이제는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축제는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던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평소 재즈를 찾아 듣지 않던 사람도 축제라는 분위기 속에서는 음악을 만나고, 그 경험을 통해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연주자들에게도 축제는 새로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대구국제재즈축제는 운영상의 문제로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 뒤 한 해 동안 자생적으로 축제를 이어갔지만, 지난해부터는 더 이상 소식을 들을 수 없게 됐다. 문화도시 대구에서 하나의 음악 장르를 대표하며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축제가 사라진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구에 필요한 재즈축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실력 있고 이름 있는 연주자들의 무대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의 재즈 연주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시민들이 축제의 일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관객 역시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기억하고 싶고, 사진을 찍어 SNS에 남기고 싶은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축제만의 고정적인 장소가 필요하다. 꾸준히 이어지는 축제들을 보면 매년 같은 장소에서 축제가 열리고, 관객들은 공연뿐 아니라 그 공간의 풍경과 분위기까지 기억한다. 시간이 지나면 장소 자체가 축제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저명한 조형물 작가나 팝 아티스트와 협업해 대구만의 이야기를 담은 마스코트와 조형물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축제를 대표하는 공간과 풍경을 만들고, 그 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선보인다면 어떨까. 공연을 넘어 그 캐릭터와 공간 자체가 시민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축제의 추억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오래 이어지는 축제에는 음악만큼이나 분명한 색깔이 있다. 유명 연주자의 무대를 보기 위해 찾는 축제를 넘어 그곳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음악과 풍경, 사람과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대구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재즈 축제가 다시 생겨나길 바란다. 몇 달 전부터 축제를 기다리며 설레고, 그날의 음악과 풍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축제. 다시 재즈의 바람이 대구에 불기를 바라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생활/문화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