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X 2026에 참가하는 독일 볼로콥터사의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볼로시티(VoloCity)'. 대구시 제공
대구에서 하늘을 나는 택시와 사람처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눈앞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지능형 로봇 '스캔앤고(Scan&GO)'도 직접 볼 수 있다.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하는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는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미래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작년까지는 로봇 축구·권투 등 보여주기용 전시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되거나 상용화를 앞둔 첨단기술을 대거 선보여 의미를 더한다.
◆사람처럼 움직이고 작업하는 첨단로봇
올해 가장 주목할 분야는 피지컬 AI다. 국내 피지컬 AI 산업을 선도하는 주요 로봇기업들이 총출동해 기술력을 뽐낸다. HD현대로보틱스는 신형 양팔로봇과 차세대 협동로봇 'HDC35'를 선보인다. 특히 사람처럼 두 팔을 활용해 작업하는 양팔로봇은 로봇의 활용 범위가 단순 반복작업에서 복잡한 제조공정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산로보틱스는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캔앤고(Scan&GO)'로 맞불을 놓는다. 작업 대상을 인식하고 로봇을 활용해 공정을 수행하는 솔루션으로, AI와 로봇이 결합한 산업 자동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HRT로보틱스 역시 협동로봇과 자율이동로봇, 3D 비전 등을 아우르는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휴머노이드관에서는 뉴로메카와 로보티즈 등 국내 로봇기업들의 기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계명대 산학협력단도 보행로봇과 자율주행 로봇 등 연구 성과를 선보이고 로봇 시연·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FIX 2026에 전시되는 두산로보틱스의 혁신 로봇 솔루션 '스캔앤고(Scan&GO'. 대구시 제공
◆하늘 택시부터 자율주행까지…미래 이동수단 총출동
미래모빌리티 분야 혁신기술도 눈길을 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독일 볼로콥터사의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볼로시티(VoloCity)'다. 2인용 도심형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로, 도심에서 승객을 실어 나르는 전기 에어택시를 목표로 개발됐다. 최대 속도 110㎞/h, 항속 거리 35㎞, 최대 이륙 중량 900㎏의 스펙을 자랑한다. 도심 교통체증을 피해 하늘길로 이동하는 미래 교통수단을 미리 경험할 기회다.
운전자 없는 배송차량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네오릭스(NEOLIX)는 AI 기반 무인배송차량을 선보인다. 국내 기업 NT1도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무인 물류차량 '로보밴(RoboVan) N3·N6'를 전시한다. 특히 대구에서는 이달부터 전국 최초로 물류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이 시작된 만큼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자체 자율주행 기술인 '아트리아 AI'도 국내 전시회 최초로 공개되며,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7X'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E' 등도 전시장을 채운다. 지역기업인 유엔디로보틱스의 스위칭 마그네틱 자동 방식 툴 체인저 'Magbot tcv1'도 주목할 만하다.
◆축구스타 이강인과 AI 대화…생활 속 기술 체험
AI·ICT관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KT가 마련한 'AI 스테이션'에서는 축구대표팀 이강인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듯한 체험을 선사하는 'AI 이강인', 얼굴 인식으로 미래 직업을 추천하는 'AI 스튜디오' 등 다양한 AI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딥페이크·가짜뉴스 체험존을 통해 AI의 위험성과 정보 판별의 중요성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산업현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기술도 흥미롭다. 제조 AI 전문기업 원프레딕트는 설비 상태와 생산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공장 운영을 지원하는 'AI 네이티브 팩토리'를 소개한다. FIX 2026 혁신기업인 파미티는 기존 CCTV를 3D로 변환해 산업현장 위험 등을 감지하는 'FIVIS SafeX'와 카메라 없는 돌봄 모니터링 솔루션 'FIRA GUARDIAN'을 소개한다.
계단과 턱 등 장애물을 극복하는 모빈의 자율주행 배달 및 순찰 로봇. 대구시 제공
◆계단 넘는 배송로봇…스타트업의 이색 기술
스타트업 전시관에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첨단기술로 구현한 혁신제품을 만날 수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모빈은 계단과 턱 등 장애물을 극복하는 자율주행 배송·순찰 로봇을 시연한다. 일반적인 바퀴형 로봇이 이동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모빈은 CES 2024 로보틱스 부문 혁신상과 FIX 2026 최고혁신기술상을 받은 기업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진이 설립한 지오로봇은 삼성전자 국내 양산라인에 공급 중인 자율주행 물류로봇 '모바일 워커'를 전시한다. 모바일 워커는 작업환경과 운반물의 크기·무게에 따라 여러 대의 로봇을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제조·물류 현장은 물론, 공공·국방 분야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밖에도 픽스로봇은 경로보정 기술을 활용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에어스는 골절수술 로봇과 수술 내비게이션 기술을 선보인다. 제조·물류를 넘어 의료와 생활서비스 영역까지 확장되는 로봇 기술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다.
김신영 대구시 미래모빌리티과장은 "올해는 산업현장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물론, 자율주행 기술부터 가짜뉴스 체험까지 일상과 밀접한 AI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며 "해마다 FIX 규모가 커지고 관심도 높아지는 만큼 관람객이 첨단기술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