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이 14일 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출입구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민지기자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연결통로 및 출입구 설치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3년 4개월이나 늦어지면서 시민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까지 도사리자, 대구시의원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 시행·시공사와 감리단, 대구시를 상대로 책임론을 따지며 강하게 질타했다.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14일 수성구 만촌동 만촌역 지하연결통로 및 출입구 설치공사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지연 원인과 향후 추진계획, 안전관리 실태 등을 집중 점검했다.
옛 남부정류장 부지에 신축 아파트를 짓는 데 따른 기부채납사업으로, 만촌역 지하연결통로 2개소와 출입구 4개소를 신설하는 공사다. 2021년 10월 착공해 2024년 7월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2025년 12월로 17개월 연장된 데 이어 다시 2027년 11월 30일로 23개월 미뤄졌다. 지하매설물 이설 지연(1차), 비개착구간 공사 중 예기치 못한 토질 변경 및 지반 변위에 따른 도로 침하 조짐(2차)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3월에는 천공기가 넘어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이달 기준 실제 공정률은 59.7%로, 계획 공정률(62.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는 공사 지연 원인과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시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들이 14일 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출입구 공사 현장 사무실에서 공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서민지기자
감리단 측은 공사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인허가 절차 지연과 예상치 못한 지반 여건, 지하 매설물 문제 등을 제시했다. 감리단 관계자는 "만촌네거리 지하를 통과하는 비개착 구간에서 설계 당시 예상하지 못한 암버력 혼합토와 경암이 발견되면서 굴착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약 4배 늦어졌다"며 "공사 도중 지하 4m에서 발견된 KTX 송전선로가 파손되면서 하수박스 이설 작업으로 다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이 같은 사유로 공사 장기화에 따른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창규(달성3) 위원은 설계 당시 지질조사가 외곽 5개 지점에서만 이뤄졌고, 정작 공사 난이도가 높은 만촌네거리 중심부는 교통량 문제로 조사하지 못했다는 설명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박창석(군위) 위원도 "당초 34개월로 계획한 공사가 17개월, 23개월씩 총 40개월이나 연장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공사는 공사대로 추진하더라도 이처럼 장기간 지연된 데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수(남구2) 위원은 대구지역 지하 매설물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의 정확도를 높여야 큰 재난을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기부채납 시설이 완공되지 않았는데도 아파트 사용승인이 이뤄진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만촌네거리를 지역구로 둔 김중군(수성2) 위원은 "두 차례 준공 기간이 늦춰지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인근 상가는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공사가 지연되는데 아파트 준공이 난 과정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허주영 대구시 교통국장은 "아파트 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을 경우 입주 예정자들이 예정된 일정에 맞춰 입주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 불가피하게 승인이 이뤄진 것"이라며 "매월 점검회의를 통해 지하통로 준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챙기겠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태왕이앤씨의 경영상 어려움도 공사 추진의 불안 요인으로 거론됐다. 시행사 측은 "시공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시행사가 공사비를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감리단은 가장 난도가 높은 비개착 구간의 URI 공정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지만, 내년 11월까지 전체 공사를 완료할 수 있느냐는 시의원들의 질문에는 확답하지 못했다. 대신 "변경 공정표를 작성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배창규 위원은 "공정표에 의존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공사 진행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우 건설교통위원장은 공사 지연에 따른 대구시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하는 만큼 행정사무조사까지 검토해야 한다"며 건설교통위원들에게 철저한 행정사무감사 준비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민지
정치부 서민지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