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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 호흡기 질환 일으키는 황사·미세먼지, 봄바람 타고 와 염증반응…작다고 무시하면 '큰코'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호흡기 질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보통 3월부터 높은 수준의 황사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다.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미세먼지는 각종 중금속을 함유할 뿐 아니라 입자가 매우 작아 인체 깊은 곳까지 유입될 수 있다. 폐암만큼 무섭다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일어나 기도가 좁아지고 폐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흡연, 유해가스 노출, 공기 오염 등으로 폐와 기관지에 만성 염증이 생겨 발병한다. 특히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예방이 필요하다. 국내 45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에게서 발병한다.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2020년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3위를 기록했다. 2050년에는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2020년 국내인구 10만명당 11명이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사망할 만큼 위중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세 이상 유병률은 13.3%, 70세 이상은 48.5%로 노년층 유병률이 높다. 대부분 초기 증상은 거의 없지만 폐기능이 30~40% 떨어진 상태가 돼야 발견될 만큼 조기발견과 대응이 어렵다.◆봄의 불청객황사는 중국과 몽골 건조 지역에서 모래먼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현상이다. 먼지 발생 지역에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흙먼지 등이 지상으로부터 4~5㎞ 상공까지 상승한 후 편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이동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봄철인 3월부터 5월까지 관측된다. 하지만 최근 동북아 지역의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황사의 빈도 및 강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도로먼지 등 화석연료의 연소에 의해 발생하는 대기 부유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직경이 0.1~2.5㎛이다. 초미세먼지는 직경 0.1㎛ 미만 물질을 말한다.◆유해 물질 많은 황사황사에는 모래 먼지뿐만 아니라 니켈, 카드뮴, 납, 크롬 등 중금속 그리고 이들 물질이 대기 중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 질소화합물과 황산화물 등을 함유하고 있다.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도 포함돼 있다. 황사 이동 경로가 중국 공업지대를 통과하는 경우 유해물질이 더 많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연소입자는 탄소성분을 유기탄화수소, 질산염, 금속, 황산염 등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를 가지며 이 모든 성분이 입자의 독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황사에 포함된 먼지와 오염물질은 눈이나 피부에 닿거나 코나 기관지로 들어온다. 특히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들은 입자 크기가 아주 작아 코나 기관지에 있는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세기관지나 허파꽈리까지 들어가서 각종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기관지가 수축하거나 붓게 된다. 또한 혈관 내로 들어가서 전신적인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인 경우에는 황사가 심한 날에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간혹 목이 따갑거나 눈이나 피부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기침과 콧물, 재채기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노약자는 증상 발생 가능성이 높다.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은 콧물, 재채기,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심해질 수 있다. 실제 황사 기간 호흡기 증상 악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응급실 방문, 입원 횟수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황사에 노출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권장 음식미세먼지를 씻어 주는 데 물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을 자주 마시게 되면 기관지에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 소변으로 배출된다. 미역 등 해조류에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K와 독소 배출에 효과적인 칼륨이 풍부해 미세먼지 해소에 효과가 있다. 해조류는 체내 쌓일 수 있는 중금속이나 발암물질 등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미세먼지에 좋은 과일로는 배가 있다. 배는 기관지에 좋은 루테올린이 있어 폐 염증에 좋고, 가래나 기침을 줄여준다. 푸른 채소인 미나리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해 미세먼지를 해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악화 시 주의 사항황사가 발생했을 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이면 외출이나 실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뉴스나 각종 전광판, 인터넷(대구시 실시간 대기정보 시스템 http://air.daegu.go.kr) 등을 통해 황사 주의보, 미세먼지 주의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해야 한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기도 질환 환자가 마스크 착용 후 호흡곤란, 두통 등과 같은 불편감이 느껴지면 바로 벗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정전기 필터가 있어 미세먼지까지 걸러주어 오염물질 흡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마스크는 얼굴에 밀착되도록 착용해야 한다. 물에 세척할 경우 효과가 떨어져 재사용하면 안 된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손과 발을 씻고 세수, 양치질을 깨끗이 해야 한다. 또한 머리카락에 황사 오염물이 많이 붙어 있기 때문에 샤워하면서 머리도 함께 감는 것이 좋다.영남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진현정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는 사람은 황사 기간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기존에 치료하던 약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물을 많이 마시고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증상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 공기청정기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환풍기와 공기청정기는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필터 교체를 하는 등 관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영남대병원 진현정 교수
2023.03.21
[전문의에게 듣는다] 황반변성…사물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어둡게 보이면 의심
우리 눈 속에는 '망막'이란 기관이 있다. 망막은 외부 빛 자극을 인지하고 시각 정보를 생성해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때 망막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해당하는 곳을 황반이라고 한다. 황반은 빛의 초점이 맺히는 곳이다. 시각세포들이 밀집돼 있어 시력의 중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황반에는 노년성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황반변성이란 주로 50대 이상에서 황반이 병적으로 퇴행하는 질환으로 시력이 저하되며 심하면 실명까지 이르게 되는 병이다.◆젊은 층도 증상 나타나 황반의 변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이라는 용어는 대개 연령 관련 황반변성, 즉 망막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변성을 말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황반에 변성이 오는 질환을 통틀어 지칭하기도 한다.연령 관련 황반변성 이외 원인을 살펴보자면 유전적인 원인으로 변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스타가르트병을 들 수 있다. 이 질환은 ABCA4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10대에 황반의 기능 이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는 연령 관련 황반변성과는 달리 유전적으로 결정된 예정된 시력 장애며 예방할 방법과 치료법이 현재는 없다.황반에 변성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 질병으로 근시성 황반변성이 있다. 근시성 황반변성은 대개 8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에서 발생한다. 근시는 외부의 이미지가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않고 너무 앞에 초점이 맺히는 경우다. 안구 크기에 비해 굴절력이 너무 크거나 굴절력에 비해 안구 크기가 너무 클 때 발생한다. 마치 풍선을 크게 불면 풍선의 표면이 얇아지는 것과 같이 안구의 크기가 큰 근시 환자들은 안구의 벽이 얇고 약해지기 쉽다. 안구 내부의 망막도 얇아지고 구멍이 생기는 등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황반 부위에 변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변성을 근시성 황반변성이라 부른다.그러나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노화에 의한 황반변성을 나이와 관련된 황반변성 또는 노인성 황반변성, 노년 황반변성이라 부른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여러 요인에 의해 황반 부위가 소실되고 퇴화해 기능을 잃어버리는 질환이다. 가장 많은 원인은 '고령'이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증상은 안경도수 변화 등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우선 변형시를 들 수 있다. 변형시는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주로 초기 맥락막 신생혈관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맥락막 신생혈관은 황반 부위의 망막 하에 신생혈관이 발생한 경우다. 망막 밑 혈관의 증식과 이로 인한 출혈은 망막을 구부러지게 만든다. 즉 망막이 볼록하게 솟아오르게 된다. 편평해야 할 망막이 구부러짐으로써 발생하는 시력의 문제가 변형시이다. 두 번째로 중심암점을 들 수 있다. 중심암점은 시력의 중앙부위에 안 보이는 부분이 발생하는 경우다.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거나 전혀 안 보이는 작은 부위가 존재한다. 이런 증상은 다른 눈을 가리고 한 눈씩 검사를 할 경우 발견할 수 있다.◆안과에서 진단 가능시력 저하가 발생하였을 때 황반변성을 진단하는 것은 안과에서 가능하다. 안과에 방문하기 전 간단한 자가검사로 격자 검사법이 있다. 바둑판과 같은 격자무늬를 한쪽 눈을 가리고 볼 때 직선의 굽어짐, 암점 등이 관찰된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과에서는 안저검사, 빛간섭단층촬영, 형광안저조영술 등의 검사를 이용해 황반변성의 특징적인 소견을 안과 의사가 확인하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다양한 유형 존재황반변성을 진단받게 되더라도 그 정도나 유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황반변성의 유형에는 건성황반변성과 습성황반변성이 있다. 흔히 황반변성이 생기면 눈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는 습성황반변성에만 해당한다. 습성황반변성은 황반에 신생혈관이 생기고 이 혈관에서 삼출물이 새어 나와 황반을 변형시키고 시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병적 신생혈관을 퇴행시키기 위해서는 안구 내 주사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건성황반변성은 노년성 변화의 연장선에 있는데, 황반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인 상태를 의미하며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다. 다만 노폐물이 쌓인 정도나 양상에 따라 습성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위험이 달라지기 때문에 안과의사의 소견에 따라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정기적인 진료 받아야황반변성의 정도나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치료는 필요 없다. 이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을 시행하게 된다. 건성황반변성이 중등도를 넘어서게 되면 추가적인 진행 방지를 위해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치료가 아닌 예방을 위한 약제이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국내외 여러 제약회사가 연구를 진행하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건성황반변성이 습성황반변성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진료는 필요하다. 습성황반변성의 경우에는 신생혈관이 발생하고 이에 의한 이차적인 혈관 누출로 인해 황반의 변성이 초래된다. 이러한 병적신생혈관을 퇴행시키고자 광역학 레이저치료나 안구 주사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과거 습성황반변성은 매우 치료하기 힘든 병이었다. 지금은 안구 주사의 등장 이후 시력의 호전과 유지에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주사 치료를 받아 시력이 호전되었더라도 병이 다 나은 것은 아니다.◆균형 잡힌 식단 중요생활 습관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황반변성의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이 도움이 된다. 어류에 풍부한 오메가3는 황반변성뿐 아니라 안구건조증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이러한 식단을 충분히 챙기기가 힘들다면 안과 의사가 권장하는 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양제에는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루테인, 제아잔틴, 각종 항산화 비타민, 아연, 구리, 오메가3 등의 성분이 포함돼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영남대병원 정성용 교수
2023.02.28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과 치료…사고 후 고통 재생 'PTSD' 조기치료로 반복 끊어내야
오늘도 어두운 미로를 헤매다 숨이 막혀 잠에서 깬 A씨. 얼마 전 불이 난 건물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후 자주 악몽을 꾸고 있다. 사고 이후 높은 건물이나 복잡한 장소는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며 매번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알람이나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고 팔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그는 '그날 나가지 말걸'이란 생각과 함께 점차 외출하지 않고 사람들도 만나지 않게 됐다. 최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현장이 연일 방송가에서 보도됐다. 건물 잔해 사이에서 극적으로 구출되는 다행스러운 장면뿐 아니라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손을 뻗는 모습, 결국 싸늘한 주검이 돼 이송되는 장면까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 실시간으로 나왔다. 이 같은 재난 현장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현장 사진·영상을 접하는 우리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다.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 미치는 'PTSD'PTSD는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이다. 즉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타인의 실제적 죽음이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위협, 심각한 상해, 정신적 또는 신체적 안녕에 위협을 주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생길 수 있다. 사건에 공포를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낀다. PTSD를 겪는 사람들은 사건이 종료돼도 마치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끼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PTSD에서 초반에 더 두드러지고 잘 알려진 증상은 재경험을 통한 플래시백, 공황 발작, 악몽 등이다. 그러나 외상적 경험 이후의 갖가지 환경으로 인해서 PTSD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소방공무원 100명 중 7명,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소방공무원 중 7%는 PTSD·우울증·수면장애 고위험군, 5.4%는 자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이 지난해 '소방보건 E' 시스템을 통해 전국 소방공무원 대상 마음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통계가 나왔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PTSD, 우울증, 수면장애 등에 대한 고위험군 비율이 2~7%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특히 자살 고위험군의 경우 2천906명(5.4%)이 해당했다. 전년 대비(2천390명, 4.4%) 1%포인트 증가했다. 소방청은 이 같은 결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소방대원의 정신적·육체적 탈진 현상을 꼽았다.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느라 업무 과중이 발생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충격적인 외상 사건 빈도 증가도 원인으로 거론됐다. 소방청은 이번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 1천219명 모두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긴급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이 중 식별된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병원 연계치료와 집중 관리를 하고 있다.◆사회적 등 PTSD 원인충격적인 외상 사건 자체가 일차적인 원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러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불안·공포와 관련된 뇌 부위의 이상이 PTSD 발병과 관련돼 있다.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내재성 오피오이드 등의 신경전달물질이나 편도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 등의 다양한 뇌 부위 이상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자율신경계의 과도한 반응 역시 중요한 발병 요인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같은 외상 사건을 경험한 모든 사람에게서 PTSD가 발병하지는 않는다. 이를 고려하면 심리적, 생물학적, 사회적 요인도 PTSD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아동기 외상 경험, 가족의 정서적 지원 부족, 사회적 지지 부족, 정신과 질환에 취약한 유전적 특성, 최근에 경험한 생활 변화, 과도한 알코올 섭취 등의 요인이다.◆조기 치료가 관건외상 사건을 경험한 후에 일주일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층 면담을 통해 이뤄진다. 아직 한 가지의 뇌 MRI 검사나 혈액검사, 설문검사 등으로 PTSD를 확진하지 못한다. 때로는 외상적 사건으로 유발된 뇌 손상과 같은 신체 질환이 PTSD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신체 질환을 구별하기 위해 혈액검사, 뇌 영상 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치료 첫 단계는 환자의 정서적 조절과 안정을 돕는 '안정화 기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우선 외상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을 설명하고, 환자의 반응이 정상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임을 강조하고 치료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고 요인별로 대처하는 방법을 환자와 함께 찾아 나간다. 시각적, 청각적, 신체적 감각을 이용해 외상 경험에 대한 기억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착지연습, 상징적인 마음의 이미지를 이용해 불편한 생각, 감정, 감각을 조절하는 봉인연습 등을 같이 한다. 일부 환자는 안정화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회복된다.안정화가 잘 이뤄진 다음에도 증상이 지속한다면 노출치료, 인지처리치료를 포함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역동적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같은 치료를 시행한다.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은 외상과 관련한 부정적 감정, 기억, 인지 등을 떠올린 후 치료자 지시에 따라 연속적인 빠른 안구운동을 수행하면서 외상 기억과 감정이 최소화될 때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약물치료도 도움된다. 대개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약물치료를 주로 시행해 재경험이나 과각성 증상을 조절한다. 주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 약물이 처방되는데 이는 PTSD 고유 증상과 불안, 공포, 충동성 경향 등을 조절해준다. 또 기분안정제, 항불안제 등도 처방된다. 증상이 매우 심각한 환자나 자살이나 폭력의 가능성이 큰 환자는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석호 교수는 "사실 PTSD 치료는 어려운 축에 속한다"며 "약물치료만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치료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PTSD 극복 방법에 대해 "트라우마를 입었던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사실 그러기가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많은 격려와 응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2023.02.21
[전문의에게 듣는다] 화상…갓 나은 흉터, 선크림 발라야 색소침착 막는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방송에서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은 학교폭력 주동자 박연진(임지연)의 미용 도구 '고데기'로 신체 곳곳이 지져져 화상을 입는다. 깊게 새겨진 화상 흉터는 아로새겨진 마음의 상처처럼 성인이 돼서도 온몸에 남는데, 17년이 지난 뒤에도 문동은은 화상 흉터를 가려운 듯 긁는다. 정말 화상 흉터는 이렇게 오래도록 가려운 걸까?실제로 화상 환자가 가장 흔히 호소하는 후유증은 만성 가려움이다. 화상을 입고 3개월 후에도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는 87%, 2년 후엔 67%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환자 피부 상태나 화상 범위에 따라 가려움이 전혀 없거나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화상 범위가 넓고 깊이가 깊다면 보통 가려움이 수년 이상 오래간다. 만성 가려움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포막에서 통증이나 열감을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TRP(transient receptor potential) 채널이 크게 관여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이용직 교수에게 화상에 대해 들어봤다.장신구 등 제거 후 시원한 수돗물로 식혀 응급처치더러워진 경우 아니면 물집 껍질 유지하는 게 좋아흉터관리 효과 없으면 반흔 교정술 등 수술적 치료▶화상 정도는 어떻게 판단하나."화상은 깊이와 넓이에 따라 구분한다. 물집이 잡히지 않지만, 따갑고 발갛게 되는 정도의 피부 상태를 1도 화상이라고 한다. 이는 햇볕에 오랜 시간 있다 보면 경험하게 되는 정도다. 통상적으로 알로에 크림을 바르면 3~7일 이후 회복된다. 물집이 잡히면 2도 화상이다. 물집에서 물을 뺀 후 껍질을 그대로 덮어주면 원래 피부 표피의 역할을 하며 통증 없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껍질이 터져 상처가 생기거나 5일 이상 낫지 않아 껍질을 벗겨내야 할 경우는 화상 상처 치료를 받아야 한다. 3도 화상은 피부 전 층이 손상된 경우다. 피부색이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피부 신경이 손상돼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모낭이나 피지선을 포함하는 진피층이 손상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자연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손상을 받아 없는 정도의 깊이면 피부 이식술과 피판술 등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응급처치는 어떻게 하나."옷·반지와 같은 장신구 등을 제거한 후 화상 상처를 시원한 수돗물로 식혀야 한다. 그러면 통증이 완화되면서 조직 손상이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단 상처가 물에 불어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5분 이상 권하지 않는다. 깨끗한 거즈나 수건을 적셔 상처를 덮으면 물에 담그지 않고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소주 등 알코올을 피부가 없어진 상처에 붓는 것은 화학 약품에 의한 조직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된장과 간장 등을 활용한 민간요법도 감염 위험 있어 시행하면 안 된다."▶화상을 입었을 때 물집을 제거해야 하나."화상을 입었을 때 물집을 터뜨리거나 혹은 그대로 놔두고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 되도록 차가운 생리 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로 화상부를 식힌 후 빨리 병원으로 가서 의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물집 껍질은 피부 일부다. 피부는 몸 바깥 병균으로부터 지켜주거나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생활 불편감 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물집 껍질은 더러워진 경우가 아니라면 초반에 유지하는 것이 좋다."▶화상 치료할 때 수술 꼭 필요하나."화상 침범 깊이와 면적이 화상 초기 적절한 치료를 결정한다. 상처 깊이와 치유 속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2도 이상 화상은 수술을 해야 할 확률이 높다. 가급적이면 화상을 입은 경우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화상 후 갓 나은 흉터 자리 관리는 어떻게 하나."피지선 등이 생성되지 않아 해당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흉터는 건조할 경우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럴 땐 저자극성 보습제로 다 나은 화상 흉터 자리에 하루 2회 정도 발라 건조해지는 것을 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용 재료는 실리콘 테이프, 실리콘겔 제제, 흉터관리용 크림 등이 있다. 갓 나은 흉터는 자외선에 민감해 색소 침착이 잘 된다. SPF(자외선차단지수)가 35 이상인 선크림을 외출 전에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흐린 날, 안개 낀 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등 해가 없는 날씨에도 사용하되 최소 3개월 정도 사용을 추천한다. 자외선차단지수가 표시된 의복, 양산, 모자 등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표시가 없는 보통 의복의 경우, 얇은 정도를 생각해 자외선 차단이 안 될 수도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 화상 범위가 너무 넓은 경우는 압박 양말, 압박 토시 등 의료용 압박복을 착용해 비후성 반흔을 예방해야 한다."▶3~6개월 이상 흉터 관리에도 반응 없으면 어떻게 하나."병변 내 스테로이드 주사법에 반응 없는 반흔의 경우는 피부 이식이나 반흔교정술 등을, 관절구축이 아닌 피부반흔구축으로 인해 관절 운동성이 제한을 보이는 경우엔 반흔구축이완술의 수술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겠다. 또한 레이저를 이용한 반흔 관리 및 모발이식을 통한 방법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화상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하나."화상은 안전사고가 생길 상황이라면 실험실, 작업장, 가정, 도로 등 어디든지 언제든지 수반될 수 있는 손상이다. 상황별(생활·교통·자연재난 등) 혹은 생애주기별(영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청년기~성인기~노년기) 성장 단계별 특성에 따른 안전교육에 대한 정보는 대한안전교육협회, 실험실안전교육시스템, 학교안전정보센터, 국민안전교육연수원, 각 직장에서의 정기교육 등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제공하고 있다. 안전활동도 일상과 작업의 일부라고 여겨 배운 후 익히 생활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대구가톨릭대병원 이용직 교수
김명섭 병원장 인터뷰 "심뇌혈관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도약할 것"
평일 오전 대구 굿모닝병원 응급실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 한 명이 있다. 김명섭〈사진〉 병원장이다. 통상 응급실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있지만, 뇌혈관질환전문병원인 굿모닝병원에서는 모두 신경외과, 신경과 전문의가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병원에서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병원장이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김 병원장은 "뇌경색과 뇌출혈 등은 촌각을 다투는 질환이라 24시간 쉴 틈 없이 응급실이 돌아가야 한다. 이 때문에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 14명이 야간 당직근무를 돌아가면서 서기 때문에 낮 시간대는 제가 맡아줘야 야간, 휴일에도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인력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굿모닝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중 8명은 뇌혈관질환 관련이고, 응급실로 오는 환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응급실을 지키는 의사가 뇌혈관 관련 시술, 수술, MRI 등의 판독이 가능해야 한다. 다시 말해 병원에 들어와서 건강하게 나갈 때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김 병원장도 처음부터 뇌수술을 전문으로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당시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수술을 하든지, 척추수술을 하든지 2가지 길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병원장은 당시 많이 하던 척추보다는 뇌에 집중했다. 뇌수술은 당직도 많이 서고, 눈앞에서 죽는 환자도 많아 꺼리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1997년 일반 병원을 개원해 정형외과와 한방과도 개설해 2002년까지 교통사고 환자들도 많이 봤다. 하지만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던 그는 뇌수술에 집중했고, 그런 노력은 "대구권역 유일의 뇌혈관전문병원"으로 실현된 것이다. 무조건 대학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에게 그는 "대학병원에 가기 전에 이곳에서 먼저 진료를 받으라고 하면 불평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료를 받고 난 뒤에는 그 불평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는 경험 많은 의료진이 적기에 필요한 진료와 수술 등을 제공, 대학병원 못지않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런 그도 자신이 먼저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다.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고 싶지 않아서다.김 병원장은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의료사고가 의심되거나 단순한 뇌출혈인지, 동정맥 기형인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계에 있는 경우는 대학병원으로 보낸다. 자신이 없거나 판단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환자 입장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희박한 우려도 해소해주고, 환자가 원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학병원까지 다 알아본 뒤 우리 병원을 찾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런 김 병원장은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을 보다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그는 "2003년부터 뇌전문병원을 하려고 했고, 이뤄냈다. 이제는 심뇌혈관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병원 그리고 심뇌혈관 환자의 특성상 재활이 많이 필요한 만큼 그 부분까지 가능한 병원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끝으로 그는 "뇌혈관 수술은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만큼 뇌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되면 어떤 병원이 좋은지 비교할 시간도 없다. 그러니 평상시 우리 병원에서 수술이나 진료를 받은 사람들에게 물어봐 달라. 그러면 분명히 우리 병원을 먼저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2023.02.07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 뇌전증…어린 환자엔 항경련제 치료가 가장 효과적
최근 일부 연예인 등이 병역면제를 위해 뇌전증으로 허위진단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탓에 사회적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뇌전증 환자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고 있다. 뇌전증은 반복적인 경련을 주 증상으로 한다. 예전에는 '간질'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뇌전증'으로 병명을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뇌전증을 불치병 또는 정신과 질환과 혼동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뇌전증은 생각보다 흔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이 질환에 대한 편견이 많다.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뇌전증의 유병률은 1천명당 4~10명(0.4~1.0%) 정도로,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뇌전증은 왜 생기나뇌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방전으로 갑자기 과도한 전류가 발생해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을 '발작'이라 하고, 이 중 운동 증상이 동반되면 '경련'이라고 한다. 이러한 발작이 특별한 전신 증상, 예를 들어 어린 영유아가 고열이 날 때 발생하는 열성경련 등이나 저혈당증, 저나트륨혈증 등 대사장애가 없으면서 반복적으로 생기는 것을 뇌전증이라고 한다. 뇌전증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있고, 특히 소아에서는 더 다양하다. 먼저 뇌의 국소적인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의학이 많이 발전하면서 아주 어린 미숙아들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미숙아들이 출산 과정 또는 이후에 저산소증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뇌수막염이나 뇌염을 앓는 환아들, 뇌혈관이나 뇌실질의 기형, 뇌종양이나 사고 등이 있을 수 있다.그 외에도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뇌전증이 있다. 빈도는 경련의 경우 소아 100명 중 3~5명 정도로 알려져 있고, 뇌전증의 전체 유병률은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일부는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되기도 하지만, 완치되는 사람이 훨씬 많아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뇌전증에 의한 발작이 있을 경우 주변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치운 뒤 강압적으로 붙잡지 말고, 꽉 졸리는 옷 등은 풀어 준다. 이후 옆으로 눕혀 혀나 분비물에 의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고, 손가락 등을 입에 넣어 열려고 하거나 손, 발을 바늘로 찌르면 안 된다. 만약 발작이 5~1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그러므로 발작이 생기면 끝날 때까지 옆에서 관찰하고,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병력을 듣는 것이다. 환자 본인 또는 보호자나 목격한 사람의 관찰이 중요하다. 경련이 언제 발생했는지, 어떤 모양이었는지, 경련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반응이나 기억은 있는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소아는 과거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임신과 출산 당시, 또 그 이후의 성장 및 발달 등도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는 뇌파검사(Encephalography·EEG)와 머리 자기공명영상(Brain MRI) 검사다. 뇌파검사는 가장 중요한 검사로 비정상적인 경련파를 관찰하게 된다. 뇌파의 낮은 민감도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임상적인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머리 자기공명영상검사는 뇌 기형 등의 구조적인 이상 발견에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방사선 조사가 없어 소아에서도 가장 선호되는 영상학적 검사라고 전문의들은 소개했다. 하지만 외상이 있거나 뇌출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Brain CT)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소아 뇌전증에 걸린 어린이는 성인과 다를 수 있고 경련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항경련제 복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3분의 2 정도의 어린 환자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로 경련 없이 잘 조절된다. 적절한 항경련제 치료는 발작의 전파를 막는 역할을 하면서 정상적인 뇌세포의 흥분과 억제작용에는 영향이 적으므로 뇌 기능에는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체로 한 가지 약제로 소량부터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제로 바꾸기도 하고, 추가해서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대개 치료기간은 최소 3년 정도다. 다만 경련 조절이 잘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엔 치료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치료기간 중 뇌파 검사를 시행해 조절하기도 한다. 또 항경련제 약물치료는 가장 중요한 치료방침이지만, 때로는 양성롤란도뇌전증과 같이 항경련제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어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기간 여러 가지 항경련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난치성 뇌전증'이라고 진단될 수 있다. 난치성 뇌전증으로 진단된 어린이 중에서 일부는 케톤식이나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영남대병원 김세윤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아이가 발작 증상을 보인다면 대개는 그렇지 않지만, 심한 경우엔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스스로 진단하거나 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부터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게티이미지뱅크영남대병원 김세윤 교수
2023.01.31
노화성 난청이 치매 부른다…적시에 보청기 착용해야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난청 인구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듣는 것에 불편함이 생기는 정도로 그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문제는 이런 노화성 난청이 치매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00년에는 7%에서 2010년 10.9%, 2020년 16.4%로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0년은 1955년부터 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에 진입한 해인 탓에 어느 때보다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 이상은 양측 청력이 40㏈이 넘는 중등도 난청을 가지고 있고, 5~7%가량인 60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10년에서 2050년 사이에 20년마다 환자가 2배씩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 노인에서 난청은 60%로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다시 말해 노인 연령대에서 난청과 치매가 많이 발생하면서 서로 연관 관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난청과 치매의 상관관계는 난청과 치매는 노화라는 같은 기전에 의해서 생기는 부분도 있지만, 난청으로 치매가 생기는 부분(인과관계 기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난청으로 사회적 고립이 초래되고 우울,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 인자로써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노화성 난청은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러한 청각피질의 부피 감소가 치매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여기에 난청이 있는 사람은 의사소통에 더 많은 인지 보유고(cognitive reserve)를 사용하게 되면서 다른 인지 과정에서 적절히 사용해야 하는 인지 보유고를 쓸 수 없게 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런 만큼 난청을 잘 관리하면 치매 지연은 물론 개선할 수도 있게 된다. 인지기능이 정상이나 난청이 있었던 사람에 대한 연구에서 난청은 새롭게 발생하는 치매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꼽혔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최근 보고에서 치매의 개선 가능한 위험요인 중에서 치매에 대한 기여위험분율은 난청이 23%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13%)과 우울증(10.1%) 등이 두 자릿수를 차지했다. 전문의들은 "치매를 불러오는 위험인자 중 개선이 가능한 부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치매 예방에 나설 수 있고, 그런 예방적 측면에서 난청 관리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사례"라고 분석했다.◆노화성 난청 관리는 어떻게노화성 난청은 서서히 진행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이미 잃은 청력을 회복하는 치료는 현재까지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청력을 보존하는 의미의 예방적 측면과 보청기나 인공와우, 청각보조 장치를 이용해 남은 청력을 활용하는 재활적 측면에서의 관리는 가능하다. 노화에 대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노화 자체를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지금까지 노화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 상태다. 다만 개선 가능한 부분인 소음, 흡연, 이독성 약물 등과 동반 질환들을 잘 관리하면 어느 정도 예방은 가능한 상황이다. 우선 소음 노출에 의한 난청은 예방이 될 수 있다. 가령 나이가 들어서도 소음 작업장에서 근무하거나 취미로 목공예를 하거나 공구를 활용하는 경우 귀마개를 사용해 청력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질환으로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당뇨 등이 있다. 이러한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의 경우 난청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어려움을 증가시킬 수 있고, 동시에 기저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악화된 기저질환에 의해 난청이 심해질 수도 있다.보청기를 통한 재활적 측면에서 노화성 난청은 관리 가능하다. TV 소리를 크게 하고 듣거나, 자주 되묻는다면 청력검사를 시행해 늦지 않게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이 난청을 호소하지 않는 노인에게서 난청이 의심되는 경우는 △가족이 청력이나 이해하는 것을 걱정할 때 △난청의 위험이 될 만한 당뇨, 신장 질환, 뇌혈관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이독성 약물치료를 받은 경우 △흡연이나 소음에 노출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청력검사가 필요하다. 또 노인이 우울하거나 인지 장애를 가진 경우, 난청이 관리되지 않았을 때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한다면 청력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했다. ◆보청기, 늦지 않게 사용해야현재까지의 보고된 각종 연구나 조사 등에 따르면, 보청기 사용이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호전시키거나, 인지기능 저하의 속도를 지연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인지 장애가 없는 노인에게서는 보청기와 같은 청각재활을 통해 사회적인 고립과 우울 증상을 호전시키고, 충분한 말소리 자극은 인지 보유고의 고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인지기능에 누적되는 이득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보청기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과 큰 문제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전문의들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마주 보고 손을 잡을 수 있는 거리에서 이야기하기 △말할 때 표정, 몸짓, 입 모양으로 대화 내용을 유추할 수 있도록 불이 켜져 있는지, 충분히 환한지 확인해 보기 △대화 중에는 다른 소리에 방해를 받지 않게 라디오나 텔레비전 끄기 △식당이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을 피해 자리를 잡기 △음식을 먹으면서 말하거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말하지 않도록 부탁하기 △너무 크게 고함지르는 소리는 울려서 알아듣기 어려웠다는 점 알리기 △못 알아들어서 되물어야 하는 경우 가능하다면 조용한 곳으로 옮겨, 조금 천천히 말해 달라고 부탁하기 △못 알아들었다면, 기다리지 말고 상대에게 바로 물어서 확인해 보기 △이야기 중간중간에 맞장구치듯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고' 등의 형태로 들은 내용을 정리해서 말해보기 등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라고 권했다. 대구파티마병원 김성희 과장(이비인후과)은 "본인 스스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난청이 의심되는 경우 정확한 청력검사와 주기적인 추적 청력검사를 통해 보청기를 늦지 않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보청기를 바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을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김성희 과장
2023.01.10
기획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 사람 소리 가득했던 '전통시장' 역사 속으로…주상복합·아파트 '빌딩숲'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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