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2010년 TK 정치권

  • 입력 2010-12-31   |  발행일 2010-12-31 제5면   |  수정 2010-12-31
與'텃밭'무색 중앙무대 철저 소외
되돌아 본 2010년 TK 정치권

찬밥 신세였다. 2010년 TK(대구·경북) 정치권은 중앙무대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국회부의장 선거에서 물을 먹었고,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후보조차 내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주요 지지기반인데도 전혀 대접을 못 받는 상황이 이어졌다. 주목받는 정치인도 거의 없었다. 박근혜 전 대표만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TK 정치권이 약화되면서 의회 권력은 PK(부산·경남) 정치권으로 이동했다.


국회부의장'물'먹고 與전대 후보조차 못내

PK에 밀려 맥 못춰…'정치력 약화'자성론도

침묵 지키던 박근혜 前 대표 '광폭행보'주목

국회부의장 선거와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TK 정치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나란히 4선이자 경북고 선후배인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과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부산 출신의 정의화 의원에게 국회부의장 자리를 넘겨줬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선 김태환 의원(구미을)과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이 출마를 고려했지만, 영남권 친박 단일 후보의 명분에 휘말려 부산 출신의 서병수 의원에게 양보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역시 이병석 의원(포항북)이 중도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부산 출신의 김무성 의원에게 돌아갔다. 한나라당 중앙위의장 경선에서도 TK 정치권은 무릎을 꿇었다. 재선의 이명규 의원이 열심히 뛰었지만, 울산 출신 3선인 최병국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TK 정치권 소외론'은 정치적 환경과 함께 지역 정치인들이 자초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TK 정치권이 친박 중심이라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지역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왔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정치적 환경만으로 TK 정치권 소외론을 설명할 수는 없다.

중앙 정치권 인사들은 TK 정치권의 치열함 부족을 지적했다.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풍토가 TK 정치력을 약화시켰다는 소리이다. '온실속의 화초'라는 따가운 비판도 많았다. TK 정치권으로선 깊이 고민할 문제다.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는 늘 주목을 받았다. 세종시 수정안이 마무리되면서 침묵모드로 들어갔던 박 전 대표는 지난 8월21일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가진 뒤 '소통행보'에 돌입했다. 친박과 친이를 가리지 않고 현역 의원들을 만났다.

친박측에선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전체 의원 가운데 80% 정도를 만난 것으로 분석한다. 한때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지도는 30%를 회복했다. 정책행보도 시작했다.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고, 싱크탱크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출범시켰다.

박 전 대표는 내년에도 정책행보를 통해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정치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의회 공부바람·윤리특위 상설화 호평…일부 의원 중도사퇴 오점

경북도의회 '발로 뛰는'의정활동 좋은 점수…시·도간 갈등 중재는 미흡

지난 7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제6대 대구시의회와 제9대 경북도의회는 긍정과 부정의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공부모임 활성화, 윤리특위 상설화를 통해 의회 기능을 강화시킨 반면 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유치 활동이나 취수원 이전을 둘러싼 시·도간 갈등 중재는 미흡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일부 시의원이 사퇴하는 오점도 남겼다.

◆ 대구시의회 = 올해 시의원들은 '구심(邱心)포럼' '동인포럼' '희망과 미래' 등 3개의 공부모임을 결성했다. 또 윤리특별위원회를 신설, 상설 운영에 들어가는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일색인 시의회의 자정능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았다. 시민단체 관계자와 청년층을 초청,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학원심야교습시간 관련 조례 개정을 앞두고 대규모 공청회를 연 끝에 학원 심야 교습시간 조례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의원 1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도사퇴했고, 비례대표 시의원 1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처하는 등 얼룩도 있었다. 행정사무감사와 관련, 시민단체로부터 "책임추궁, 시정요구, 대안제시에 이르지 못하고 주변적 감사에 머물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활동을 했지만, 제5대 의회때 해왔던 일을 재탕하는 수준에 머물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이환 시의회 의장은 "2011년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동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 등 대구의 미래가 걸린 일들이 많기 때문에 의회가 앞장서서 대구발전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경북도의회 = 교육의원을 제외한 58명의 도의원 중 10명이 비(非) 한나라당 출신으로 구성된 제9대 경북도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 상임위별로 총 163개의 사업장을 찾는 등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지역의 외부전문가와 의원이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연구위원회'와 전문연구인력을 중심으로 하는 '입법정책지원팀'을 출범시켜 의원들의 입법정책 기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나눠먹기식이 아니라 상임위 차원의 예비심의를 존중하고, 행정사무 감사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도내 산하기관에 대해 예산을 삭감하는 등 원칙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취수원 이전을 두고 대구와 구미시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 차원의 반대 결의안을 채택, 갈등을 해소하기에 앞장서기보다 오히려 확산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학원교습시간 관련 조례안이 상임위에서 부결돼 해를 넘기게 됐으며, 면 단위 무상급식예산 40억원과 대구경북연구원 지원예산 32억원을 전액 삭감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이상효 도의회 의장은 "내년에도 경북의 발전과 도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도민의 목소리가 경북도정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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