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입양된 아이가 파양(罷養·양자의 인연을 끊음)돼 다시 시설로 보내지는 사례가 적지 않으면서, 입양에 대한 정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일은 ‘제6회 입양의 날’이다. 입양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경제적인 여건 등으로 입양에 선뜻 나서는 가정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입양시스템이 입양 자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입양부모에만 맡긴 채 국가가 전혀 책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양아를 안정적인 환경에서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재원확보와 만일의 사고 발생시 어느 정도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들어 정상아로 알고 입양한 아이가 자라나면서 장애가 생기면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 파양하거나, 입양 후 갑작스럽게 친부모가 나타나 친권을 주장하면서 아이가 부모를 옮겨다니는 경우가 적잖게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입양이 실패로 끝나는 데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정부 지원책이 사실상 없는 게 한 원인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입양하는 가정에 아동이 13세가 될 때까지 매월 10만원씩 지급하고 있지만, 입양가정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양육수당 한달에 10만원 불과… 입양가정 정부지원 미미
경제적 문제도 입양 후 사고에도 무책임한 국가 시스템
이에 따라 인천시에서는 양육수당을 30만원으로 인상하고, 부산시는 입양이 잘 되지 않는 남아를 입양할 경우 수당을 20만원 상향 지급하는 등 지자체 차원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 등 대부분의 지자체에선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동방사회복지회 구삼선 사회복지사는 “입양을 하려는 부모들은 매년 일정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아이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금전적인 문제 탓이 크다. 실제로 아이를 입양하고 싶어하는 가정은 부자보다 평범한 가정이 대부분”이라면서 “양육수당이 10만원밖에 안되니 입양결정 자체가 힘든 데다 입양 후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파양을 결정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파양과 관련한 법적 보완책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선진국에서는 한 번 아이를 입양한 부모가 파양을 결정하려면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하지만, 국내에선 법원에 관련서류만 제출하면 간단하게 파양할 수 있다. 게다가 친부모가 뒤늦게 친권을 주장하며 아이를 되돌려받으려 할 경우, 입양부모는 법적인 권한이 없어 아이를 돌려보내야 한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국내 입양시스템은 입양 자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입양부모에만 맡긴 채 국가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생길 때 입양아만 상처를 받고 있는 꼴”이라며 “아이를 안정적인 환경에서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재원을 지원하고, 만일 사고가 생길 경우 어느정도 국가에서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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