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식물이 이상기후와 사람의 발길 속에 죽어가고 있다. 영남일보의 '독도 생태기록' 보도에 따르면 독도 곳곳에서 자생하던 식물들이 고사하거나 세력이 약화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독도의 척박한 토양이 더욱 메말라지면서 자생 식물이 멸종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게 확인됐다. 독도 식물의 '비극'은 일본의 반복되는 영유권 망언과 맞물려 우리에게 독도 수호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한다.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대한민국 영토 주권의 상징이자, 동해 생태계의 전략적 요충지이다. 그동안 우리가 '땅'을 지키는 데에만 열중해, 그 땅이 품은 '생명'에는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토의 물리적 점유만큼이나 중요한 게 생태 주권이다.
지난 2005년 개방 이후 연간 20~25만명이 독도를 찾고 있다. 입도객의 신발 밑창이나 옷에 묻어온 외래종 씨앗이 독도 고유 식물의 터전을 잠식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행정의 무감각이다. 독도 입도의 회차당 허용 인원은 470명이다. 회차당 470명이라는 입도 기준은 독도의 생태적 수용량이 아니라, 여객선의 수송 능력에 맞춘 행정 편의적 수치에 불과하다.
이제 독도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우선 '얼마나 많이 방문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입도 행정의 전면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방문객 수를 실효적 지배의 증거로 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독도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질적 수호'로의 대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정부와 경북도는 독도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2030년까지 4천339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와 경북도의 사업이 독도의 훼손을 부르는 토목 공사가 돼선 결코 안된다. 독도의 초록빛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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