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식 정치에디터(부국장)
6·3 지방선거에서 '스타벅스'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스타벅스를, 야당인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을 선거판에 끌어들였다.
양당의 궁극적 목적은 부동층 흡수와 지지층 결집이다. 스타벅스는 진보 진영 내에서 어느덧 '공공의 적'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나이 든 보수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한다.
대구시장 선거가 전례없는 초박빙이다. 게임이 안될 것 같았던 서울시장도 이젠 뚜껑을 열어봐야 할 정도로 접전이다. 보궐로 치러지는 대구 달성군과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선거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이런 구도는 선거일(6월3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격화할 것이다.
결국 승부처는 부동층이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는 부동층의 표심을 흔든다. "5·18에 탱크데이라니…" "굳이 '책상에 탁'이란 문구를 사용했어야 하나?" 부동층도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이미 스타벅스는 선거판에서 보혁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진보는 이제 스타벅스를 찾지 않는다. 그래도 스타벅스를 마신다면 보수로 치부된다. 국민의힘에서 스타벅스 옹호에 나섰기 때문이다.
부동층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를 지향한다. 진영 논리보다 사리분별을 생각한다. 각설하고 5·18에 탱크데이라며 장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래서 부동층의 표심이 민주당으로 쏠릴 수 있다. '국민의힘=스타벅스'를 연상할 수 있어서다. '선거는 성난 민심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는 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스타벅스에 성난 민심은 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 국민의힘이 스타벅스를 옹호하는 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수층에서 애처로운 인물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총탄에 잃었다. 자신도 쫓겨나다시피 권좌에서 물러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기억하는 보수층은 박근혜를 보면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다.
장동혁에 실망한 고령의 보수층은 '민주당은 찍어주기 싫고,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찍자니 장동혁이 하는 꼴이…'라며 투표장에 가기를 꺼린다. 국민의힘을 찍을 사람들은 집안에 있고, 민주당 사람들은 적극 투표장으로 간다면 선거는 해보나마나다.
그런데 박근혜가 움직인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장동혁이 싫어서 투표 날 집안에만 있던 사람들이 박근혜를 생각해서 집밖을 나설 수 있어서다. 어쩌면 국민의힘 사람들은 이런 점을 노려 박 전 대통령을 이번에 등판시켰을런지 모른다.
안그래도 박 전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다. 2016년 지방선거에서 당 대표로 있으면서 길거리 유세에 나섰다가 '커터칼 테러'를 당한 사건을 모르는 이가 없다. 당시 수술 후 병상에서 한 첫 말한마디 "대전은요?"로 대전시장 선거를 단숨에 대역전 시킨 일화는 지금도 역대 선거사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유명하다. 그런 선거의 여왕이 이번에 작심하고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 특히 대구의 희망선거캠프 입장에선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스타벅스는 부동층, 박근혜는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할 것이다. 선거는 '인물' '구도' '바람'이 결정짓는다고 했다. 인물과 구도는 만들어졌다. 문제는 바람이다. 그 바람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스타벅스와 박근혜, 어느 쪽에서 더 거센 바람이 불까.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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