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희망인재 프로젝트] ‘멘토와의 만남’ 잔잔한 감동

  • 김은경 이지용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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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04   |  발행일 2014-03-04 제2면   |  수정 2015-06-10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공군비행단장·외교관·방송국 PD 등 멘토
실제 직업의 세계 진솔하게 알려주고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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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를 꿈꾸는 희망인재 프로젝트 장학생이 조광제 공군11비행단장으로부터 조종사가 되기 위한 조언을 듣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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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을 꿈꾸는 희망인재 프로젝트 장학생이 김영훈 대구시 국제관계자문대사와 대구시청에서 멘토미팅을 가지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am.com

외교관, 방송국 PD, 공군 비행단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구지역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나섰다. 이들은 영남일보와 대구사회복지관협회가 공동기획한 ‘희망인재 프로젝트’에서 멘토가 돼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생의 소중한 ‘꿈’을 주제로 열린 신·구세대의 만남이 지역사회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희망인재 프로젝트는 지역의 중요한 어젠다를 언론과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난해 대구에서 처음 발족됐다. 2014년에는 사업원년에 얻은 성과 등을 바탕으로 보다 활발한 활동이 펼쳐진다.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지역사회가 나서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물론, 유무형의 실질적인 지원을 공동으로 펼쳐나간다.

올해 프로젝트는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 자신의 삶과 철학을 들려주는 전문가 특강을 신설하는 것을 비롯해 비전여행, 문화예술공연 관람, 대학생 멘토미팅, 희망인재 커뮤니티 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월25일 오전 11시,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접견실.

조광제 비행단장(준장)과 고교 1학년 유한결군(가명)이 사뭇 진지한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는 틈틈이 에어쇼, 공군소개 영상 등을 감상하며 시종 유쾌한 만남을 이어나갔다. 한결군은 조 비행단장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수시로 대화 내용을 노트에 메모하며 집중했다.

한결군의 꿈은 ‘전투기 조종사’이다. 중학생이 된 이후 잠시도 조종사의 꿈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멋진 제복을 입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청춘을 불사르는 전투기 조종사는 생각만 해도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날 만남은 한결군의 꿈을 전해 들은 조 비행단장이 흔쾌히 미팅에 응하면서 마련됐다. 30년째 비행기와 동고동락해온 그는 공군 내에서도 ‘레전드’로 불리는 베테랑 조종사이다. 공군의 위상을 높이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03년 ‘공군을 빛낸 인물’에 선정됐다. 공군사관학교 33기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국산 첫 초음속 항공기인 T-50 초도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공군 내 굵직한 사건과 이슈 뒤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꿈에도 그리던 전투기 조종사와의 만남, ‘전투기 조종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목숨이 위태로울 만큼 위험한 적은 없었나요’ ‘한국공군의 전력은 북한과 비교해 우월한가요’ 등 쉼 없이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평소 준엄하고, 절도 있는 모습을 고수해온 조 비행단장도 유독 이날만큼은 자상한 모습으로 소년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아침 일찍 시작된 미팅은 장교식당과 F-15 전투기 격납고, 활주로, 조종사 대기실, 시뮬레이션센터 등 공군내 주요장소를 옮겨다니며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조 비행단장은 소년을 직접 안내하며, 전투기 조종사의 세계를 진솔하게 보여주었다. 헤어지며 F-15 전투기 모형을 선물로 건넨 비행단장에게 한결군은 “후배가 돼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로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영남일보 희망인재 프로젝트는 지역신문과 사회가 힘을 합해 지역의 뛰어난 인재를 키우고, 나아가 지역의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공익성 프로그램이다. 현재 중1부터 고3까지 대구지역에 50명의 장학생이 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지역의 청소년에게 지역사회가 나서 장학금과 멘토미팅, 비전여행, 공연관람 등 유무형의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멘토미팅’은 각계의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되고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 탄자니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대사로 활동한 김영훈 대구시 국제관계자문대사가 외교관을 꿈꾸는 아이들과 미팅을 가졌으며, 대구MBC 전 편성국장인 이원욱 PD가 방송국 PD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멘토미팅은 묵묵히 한길을 걸어 마침내 그 분야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 후세대에게 미래의 비전을 키워주는 데 의미가 있다. 학생들은 인생의 롤모델과 만남으로써 꿈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훗날 도움을 환원하면서 멘토-멘티의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인재 역할을 하게 된다.

외교관 멘토미팅에 참여한 나수진양(가명·고1)은 “반기문 총장의 평전을 읽은 이후 외교관의 꿈을 가지게 됐다. 자문대사님이 외교관이 되기 위해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 등을 자세하게 알려줘 큰 힘이 됐다”고 좋아했다.

멘토로 참여한 이원욱 대구MBC PD는 “내가 가진 얕은 지식과 경험이 우리 지역의 인재들을 위해 유용하게 쓰인다면 오히려 내가 감사할 일이다. 아이들을 위해 힘닿는 데까지 적극 돕고 싶다”고 말했다.

영남일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내일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올 한 해 지속적으로 인생의 롤모델이 되는 인물과의 멘토미팅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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