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호강 일대가 개발된다는 얘기는 주민들이 다 알고 있을텐데요. 신문에 다 나왔는데….”
대구시 북구 동변동 화담마을 주민들에게 마을 부지 매입계획을 담은 ‘협조요청서’를 보내기 전에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냐고 묻자, 대구시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화담마을을 포함한 주변 일대를 개발하는 ‘대구녹색힐링벨트사업’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으니, 화담마을 주민 모두가 이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소통이 결여된 대구시의 사업은 ‘주민 반발’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주민 9명은 2월5일 협조요청서를 받고 한 달여가 지난 3월26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그 사이 주민들은 대구시를 수차례 방문해 항의했다. 그럴 때마다 대구시에선 사업이 계획단계에 있으니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주민들은 협조요청서를 받았을 때쯤 마을 주변 곳곳에서 측량 흔적을 발견했다. 주민들이 느끼는 불신의 뿌리는 대구시와 북구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었다.
이같은 상황은 대구시가 자초한 면이 있다. 대구시가 ‘대구녹색힐링벨트사업’ 추진계획안을 마련한 건 지난해 3월이다. 주민들은 계획안이 나오고 1년 가까이 지나고 나서야 대구시가 마을 일대를 사들일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협조요청서를 받아든 마을 주민들은 250년 전부터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온 땅을 한순간에 빼앗길 처지라며 울분을 토했다. 평균 연령이 60대 후반인 주민들은 “축사를 지은 지 20년 넘었다. 여태껏 아무런 얘기도 없다가 갑자기 축사를 혐오시설로 취급, 물이 오염된다는 이유로 축사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건 한평생 농사를 지어온 주민의 삶의 터전을 대구시가 강제로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에게 사전 동의를 얻지 않고 사업을 강행한다고 해서 대구시에 책임을 물을 순 없다.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기관과 국민 간의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에선 안될 일이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계획이나 건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함부로 묵살한다면 주민설명회 등의 제도는 요식행위로 전락하게 된다. 현장 조사와 거주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은 사업을 추진할 때 최선의 대안이 된다.
하지만 대구시는 주민은 물론 관할 기초 지자체인 북구청과의 소통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대구시 측은 대구녹색힐링벨트사업을 북구청이 추진하는 ‘화담 휴 프로젝트’ 사업의 일부라며 책임을 떠넘겼고, 북구청은 “금호강 일대를 개발하는 사업계획안을 대구시에서 잡아 예산의 일부를 내려받아 추진만 담당하게 됐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구시가 주민들에게 협조요청서를 보낸 것도 북구청은 모르고 있었다. 소통 없는 주민 사업으론 결코 ‘시민 행복’을 만들 수 없다. 대구시는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손선우기자<사회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취재수첩] 주민 없는 ‘주민 사업’](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4/20160407.01030082901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