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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권준<대구가톨릭대 중남미사업단 교수> |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부부동반 모임에서 부인들이 가장 싫어한 이야기 소재는 남편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말이 있었다. 허세에 과장을 더한 군대에서의 허접한 무용담도 반갑지 않았지만, 공 하나 놓고 수십 명이 뛰어다녔는데 그 와중에 자신이 기막힌 골을 넣었다는 근거 없는 엉터리 이야기는 부인들을 진저리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군대에서 축구한 그 이야기는 만날 때마다 반복됐기에 더 그러했으리라. 물론 이 이야기의 근간에는 여성들이 축구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군대라는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단순 관람으로는 야구를 좋아해 야구 시즌이면 책을 볼 때 종종 중계방송을 틀어놓기도 한다. 어떤 운동경기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야구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운동경기 보는 것을 즐기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게 됐다. 왜냐하면 응원하는 팀이 언제나 잘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기에 지거나 형편없는 실수로 경기를 망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운동경기 자체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선수들의 기술이나 열정적 활동, 팀의 전략 등을 좋아하기보단 팀의 승리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이다. 필자는 운동경기 관전에 있어서 아마추어인 셈이다.
그럼 운동경기 관전에도 프로가 있는가? 있다고 본다. 국가대항전 경기에선 해설자마저도 자국의 승리에 매몰돼 편파적인 해설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수준 높은 해설자는 그런 순간에도 그럴듯한 설명을 해낸다. 다분히 흥분되고 감정적일 수 있는 순간에도 어떤 문제가 어떻게 잘못됐으며 기술적으로 혹은 전략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수긍이 되는 해설자가 있다. 필자는 아마추어지만 그가 프로라는 사실은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사람이다보니 실수가 없을 순 없겠지만, 개인의 이익이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며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프로가 한 단체나 국가를 이끌어나간다면 그 단체나 국가는 발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는 아마추어다. 그리고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마추어일 것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도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통해 누가 프로인지는 알아볼 수 있다. 따라서 한 단체나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 아마추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누가 진정한 프로인지 선택하는 것이리라. 지방선거 투표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정치에 있어 아마추어인 우리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누가 진정한 프로인지 선택하는 일이다. 정치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방향성을 정하는 매우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최권준<대구가톨릭대 중남미사업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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