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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달을 띄워 보내주세요 / 어두워가는 젊은 영혼을 비춰주세요 / 어두울수록 빛나는 아름다운 목숨을 바며 / 고지를 탈환하던 밤 달도 부서져 버렸습니다.’ 함경북도 출생인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김요섭이 한국전쟁 중 발표한 이 시는 당시 한국전쟁의 비극을 담고 있다.
민족상잔의 비극으로 인해 당시 문인들은 총검 대신 펜으로 자유와 조국을 위해 싸웠다. 문인들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48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문총구국대’라는 종군문인단을 결성해 활동했다. 이들은 대구를 중심으로 9·28 서울수복까지 약 3개월 동안 종군활동의 전의를 불태우고 민심을 안정시키는 선전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수복 이후 문총구국대는 해산했지만 각 군의 종군작가단들은 1953년 휴전 때까지 활약을 이어나갔다.
1·4후퇴 직후 1951년 3월9일 대구에서 결성된 공군종군작가단 창공구락부는 항공사상 전파, 신문사설 및 종군기 발표, 외국기사 보도 등의 선전활동을 했다. 기관지 ‘창공’ ‘코메트’ ‘공군순보’를 발행하고 대구문화극장에서 ‘날개 춘향전’을 공연하기도 했다. 1951년 5월26일 대구의 아담다방에서 결성된 육군종군 작가단은 창설 당시 회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은 대단했다. 장병위문의 목적으로 6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1952년 4월25일 ‘전선문학’을 창간하고 18개월 동안 7권을 발행했다. 이어 1951년 6월 부산에서 해군종군 작가단이 결성됐다. 김요섭 시인의 ‘어머니 달을 띄워 보내주세요’는 1953년 해병사령부 정훈감실에서 발행된 ‘시집 청룡’에 수록돼 젊은 병사의 죽음을 달래고 있다.
‘그리움이 있어 채 못다 감은 두 눈이 / 하늘은 도로혀 괴로운 것일까 / 쓰러진 전우의 얼굴 위에 쌓이는 낙엽을 줍습니다. 어머니 달을 띄워 보내주세요 / 젊은 영혼에서 흐르는 눈물을 비춰주세요’
흘러간 세월로 인해 전쟁에 대한 흔적은 많지 않다. 전후 세대들은 재구성된 자료들을 통해 그 당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배웠다. 전쟁 때 급박하게 쓰인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상황을 조금 유추할 수 있다. 불안한 국민과 전우들에게 사기앙양을 위해 앞서고 때로는 통탄하며 애도를 표한 종군문인들이 있었다.
새로운 길을 걷고 싶거든 예전에 걸었던 길을 천천히 다시 걸어보라는 말이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머지않은 미래에 언어 고유의 문맥과 맥락까지 번역하는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과거의 역사들이 오늘 그리고 미래를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원한다. 세상과 내 삶이 함께 나아지길 바란다면 오늘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김민정 (대구문학관 전시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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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머니 달을 띄워 보내주세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6/20180606.0101707543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