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도심의 피서지,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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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3  |  수정 2018-07-24 16:02  |  발행일 2018-07-23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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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수성구립 용학도서관 관장>

‘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인 ‘대프리카’란 신조어가 요즘 폭염의 도시 대구를 상징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8.5℃까지 치솟으면서 1994년 39.2℃ 이후 7월 최고기온을 기록한 지난 20일 대구의 한 유튜버가 자신의 집 마당 맨땅에서 차돌박이를 익히는 실험을 SNS에 생방송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 정도다. 그만큼 대구의 무더위는 예나 지금이나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도 대구는 분지란 특성 때문에 여름에는 무더위로, 겨울에는 강추위로 유명했다.

불볕 더위에 지역 도서관이 도심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연일 37℃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자, 이른바 ‘북캉스족’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북캉스’는 ‘책(book)’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어린 자녀의 손을 잡은 젊은 부모나 연세가 지긋한 노부부 등 가족 단위 시민들이 도서관을 찾는 것은 물론 연인들도 데이트 장소로 도서관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한밤에도 최저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났다.

용학도서관의 경우 열대야가 이어진 요즘, 평상시 이용자가 많은 토요일과 일요일 낮시간만큼 많은 시민이 야간에 몰리고 있다. 토요일인 지난 21일 자율도서교환코너가 운영되고, ‘거리의 화가 정경상, 독서 드로잉전(展)’이 열리고 있는 1층 로비에는 하루 종일 책을 읽거나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는 주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오후 2시 도서관 2층에서 진행된 ‘도전! 어린이 인권 골든벨’에는 초등학생 20여명이 참가해 대구인권사무소가 제공한 문화상품권을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이번 주중에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용학도서관과 분관인 책숲길도서관, 물망이도서관, 파동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책 속에서 여름나기’란 주제로 독서교실이 각각 열린다. 특히 ‘조선의 백만장자 간송 전형필,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란 책을 읽고, 현재 대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간송특별전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어린이들의 ‘북캉스’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현상은 실내온도를 26~28℃로 유지해야 하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대부분 도서관이 어르신과 어린이 등 폭염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무더위 쉼터’로 지정돼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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