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학과 스트리트 댄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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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31  |  수정 2018-07-31 07:41  |  발행일 2018-07-31 제20면
[문화산책] 대학과 스트리트 댄스에 관하여
박혜진 <댄스팀 아트지 멤버>

한국은 교육열이 상당히 높은 나라다. 집이 찢어지게 가난하더라도 자식들 공부는 시키고자 하는 나라 아닌가. 약 70% 넘는 높은 대학진학률과 교육수준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다. 하지만 높은 교육수준만큼 주입식 교육, 입시위주의 교육, 막대한 사교육비와 비효율적인 교육시간, 과도한 경쟁심리와 교육열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 저하 등 많은 문제점이 함께 화두에 오른다.

스트리트 댄스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스트리트 댄스 열풍이 불면서 스트리트 댄스를 전공으로 진학할 수 있는 교육기관들이 개설되기 시작하였다. 2003년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인 서울예술종합학교가 스트리트 댄스학과를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대학과 학점 은행제 교육기관에서 스트리트 댄스학과를 신설했고, 스트리트 댄스학과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덩달아 증가했다. 현재 스트리트 댄스로 진학할 수 있는 대학교육기관은 국내에 대략 15개교 이상이다.

이는 스트리트 댄스의 본거지인 미국에도 없는 특이한 현상이다. 가끔 해외 댄서들을 만날 때면 “한국은 스트리트 댄스로 대학교에 진학하고 졸업할 수 있다며”라는 질문을 받곤 했다. 그들은 이러한 한국의 현상을 매우 신기해한다. 나 역시 스트리트 댄스학과를 졸업했는데 당연하게도 당시 스트리트 댄스로 대학을 가는 것이 매우 생소해서 주변의 많은 관심과 걱정을 샀다. 입학을 한 후 동기들에게 “학교를 어떻게 오게 되었니”라고 물으면 “춤이 좋은데 부모님 혹은 주변 사람들이 ‘일단 대학은 가라’고 해서 오게 되었다”고 대답하는 친구들이 반마다 꼭 한두 명씩 있었다. 춤으로 대학을 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 내 우후죽순 생겨나는 교육기관 속에서 스트리트 댄스학과 역시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본래 아카데미적 성격이 없는 스트리트 댄스의 강한 성격이 교육체계 안으로 들어옴으로써 오는 괴리감과 미비한 교육 체계, 부족한 문헌자료들로 인해 수업은 주로 실기위주로 진행됐다. 게다가 빠르게 생기고 금방 사라지는 불안정한 성격을 갖고 있는 몇몇 교육기관도 있었다. 큰 맥락에서 보면 이것은 스트리트 댄스에만 국한된 문제점이 아니라 한국 대학교육시스템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스트리트 댄스는 지속적인 학술적 연구와 예술 활동 영역의 확대 등을 통하여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문화콘텐츠 중 하나로 현재 가치를 지속하며 나아가기 위하여 높아지는 교육 수요에 대한 올바른 교육 체계 정립과 한국 전통 문화와의 융합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시도하며 독자적인 발전방향을 꾸려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 무분별하리만큼 많은 것들이 생기는 경쟁 시대다. 하지만 빠른 길을 가는 것만이 절대 이기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더욱 오래 안정적인 길을 가기 위해서 다져야 할 기반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박혜진 <댄스팀 아트지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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